[경제논평] 전세시장의 변화와 전세종말 예측
[경제논평] 전세시장의 변화와 전세종말 예측
  • 김승래 교수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법학박사
  • 승인 2016.04.28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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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월세 집을 구했다는 후배의 전화를 받고 전세를 구하지 않았냐고 하니 구할 수 있으면 전세가 좋지 왜 월세를 구했겠느냐는 후배의 말에 전세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 한 번 느꼈다.
소형 집을 구할 때는 전세는 아예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는 어느 부동산중개사분의 말이 생각이 났는데 전세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 진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이렇게 전세시대의 종말이 오는 게 아닐까 조심스런 예측을 해본다
전세와 월세거래 현황은 국토교통부 전국의 임대 주택거래 실태현황에 의하면 작년 전국 251개 시·군·구의 월세 거래량이 5년 전 30곳에서 88곳으로 급증했다.
전국 월세거래 비중 역시 2011년 33%에서 작년 44.1%로 크게 늘어났으며 월세 거래량이 전체 임대주택 거래의 60% 이상 차지하는 시·군·구도 2011년 4곳에서 33곳으로 늘어났다.
어떤 통계를 보더라도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현실이다.
월세 거래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지역 중 경남 밀양시와 강원 동해시를 제외하면 8곳이 군 지역으로 농·어촌 지역에 집중돼 있어서 월세화 속도는 전반적으로 농촌지역이 빠르지만 도시의 월세화도 가볍게 볼 수준은 아니다.
부산만 보더라도 16개 구 중 북구를 제외한 15개 구에서 월세 거래량이 전세보다 많으며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월세만 500만 원이 넘는 고가 월세비중도 작년 대비 72% 증가하면서 고가월세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서 우리나라 임대주택 시장을 주도했던 전세시대가 소멸단계에 접어들고 월세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전세시장의 미래는 전세는 경제호황시절 집값불패신화가 깨지기 전까지는 전세가 이렇게 좋은 주거제도인지 몰랐다. 집 살 돈이 부족해서 집값의 50-60%정도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며 남의 집에서 집주인 눈치를 보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집을 사기만 하면 무조건 많이 오르는 집값불패신화는 깨지면서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등 주택관련 세금이 없고 집값보다 낮고 보장이 되는 보증금으로 계약된 기간 동안 집값하락 걱정 없이 편하게 잘 사는 전세의 장점이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저금리 시대에 전세보증금 받아서 돈 굴릴 때 없고 집값도 예전처럼 올라주지 않는다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전세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전세공급은 줄어들면서 전세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아야 제도유지가 되는데 지금처럼 전세수요 증가, 공급 감소로 전세가격강세가 지속되면서 전세공급이 줄어들면서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결국 전세소멸로 주거비 증가 등 부작용은 불가피하며 그 시기가 문제지 이런 임대의 월세화는 막을 수 없게 될 것 같다.
향후 월세화 속도가 빨라지고 월세가 임대의 주축으로 자리잡게 되면 여러 가지 형태의 월세비즈니스가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은퇴세대 증가와 월세화로 임대수요가 늘어나면서 임대인 대신 세입자를 모집·관리하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주택 관리업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주택임대관리업체는 2014년 2월 19개에서 2015년 12월 174개로 늘어났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월세화 영향으로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도 더 늘어날 것 같다. 작년 신규 인가된 40건의 부동산 리츠(RETs) 중 22건이 임대주택에 투자하고 위탁·관리하는 리츠였다고 한다.
또 싼 가격에 다세대주택을 여러 채 매입해 이를 8년 이상 장기 임대하는 준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놓는 임대주택사업도 늘어나고 있는데 작년 말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된 가구는 전국 3570가구로 2014년말 501가구보다 3000여 가구 증가했다고 한다.
항상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가고 적응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그런 변화 속에 새로운 기회도 생기기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선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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