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 조재현 “악랄함, 버라이어티하게 그릴 것”
‘국수의 신’ 조재현 “악랄함, 버라이어티하게 그릴 것”
  • 연합뉴스
  • 승인 2016.05.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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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51)이 악의 화신으로 돌아왔다.

    어떤 옷도 소화해내는 그이지만 이번처럼 '닥치고 악역'은 낯설다. 왜 선택했을까부터 의문이다.

    "고민했죠. 고민은 했는데 생각해보면 사실 우리 주변에 '인간 같지않은 인간'들이 있잖아요. 굳이 사이코패스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런 인간들이 있는데, 어쩌면 김길도가 그런 부류가 아닐까 싶었어요. 그런 인간의 심리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베테랑답게 대답은 청산유수. 그러나 모르긴 몰라도 조재현이 김길도를 맡기까지는 제작진의 삼고초려가 있었을 것이다.

    KBS 2TV 수목극 '마스터 - 국수의 신'에서 악의 화신 김길도를 연기하고 있는 조재현을 최근 인터뷰했다.

    "이렇게 나쁜 놈을 드라마에서 보신 적 있나요? 이왕 하는 거 가장 나쁜 놈으로 그려보려고요.(웃음)"
    악역에게도 나름의 사연과 변명을 붙여주는 게 드라마다. 조재현도 그런 사연 있는 악역을 종종 연기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해 '펀치'의 이태준부터 15년 전 영화 '나쁜남자'까지 그는 '사연 있는 나쁜 놈'을 깊이 있고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거로 유명하다.

    그런데 '마스터 - 국수의 신'의 김길도에게는 딱히 변명거리가 없다. 그냥 나쁜 놈이다.'


    앞서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조재현이 "보통 악역이 나름의 이유가 있고 동정을 일으킬 만한 부분이 있는데 김길도는 아니다. 심한 악역이다"고 설명했듯, 4회까지 방송된 현재 김길도에게는 일말의 동정심이 들지 않는다.

    굳이 찾아내자면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 시도 때도 없이 맞고 자라났다는 '불우'한 성장과정이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그의 수많은 살인과 폭력, 사기와 협박이 설명(?)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거짓말이었던 그는 평생 남의 인생을 흉내 내며 사기를 치다가 마지막으로 국수 만들기에 미쳐 살던 하정태라는 인물의 인생을 송두리째 훔쳐 '안착'했다.

    조재현은 "김길도에게 사연이 없어서 고민을 했지만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듯, 우리가 사는 세상에 김길도와 같은 인물도 있을 수 있기에 한번 해보자 싶었다"며 "흔히 드라마에서는 악의 화신을 사이코패스로 그리는데, 꼭 사이코패스가 아니어도 우리 주변에 나쁜 놈들이 있지 않나. 그런 인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길도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는 재미도 있어요. 지금은 강한 일면으로 몰아붙이고 있는데, 앞으로는 좀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악랄함도 버라이어티하게 그리려고 합니다. 김길도가 나쁜 놈이지만 극중에는 김길도를 이용하는 더 나쁜 놈도 있고, 김길도보다 더 저열한 놈도 나옵니다. 그런 역학 관계 속에서 김길도의 악랄함이 앞으로 다채롭게 그려질 겁니다. 어쩌면 김길도 덕분(?)에 통쾌함을 느낄 순간도 있을 거에요.(웃음)"
    '마스터 - 국수의 신'은 김길도가 무명(천정명 분)의 아버지이자 궁중 국수에 심취해있던 하정태를 처음에는 절벽에서 죽인 뒤, 극적으로 살아난 하정태를 다시 불태워 죽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간다. 
    조재현이 연기하는 김길도는 이보다 더 강렬할 수 없지만, 천정명 등 젊은 연기자들의 존재감이 약하고 김길도의 아우라에 가려지면서 초반에 고전하고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태양의 후예'의 후속작이지만 4회가 6%까지 떨어지는 등 현재 수목극 시청률 꼴찌다.

    조재현은 "시청률이 앞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대진 운이 나쁘지 않고, 담고 있는 이야기가 강렬해서 시청자들이 흥미를 보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젊은 연기자들의 의욕이 크고 촬영현장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20부라는 긴 호흡으로 가니까 초반에 시청률이 안 좋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젊은 친구들이 잘 놀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독려해주는 역할을 해야죠. 제가 너무 튀면 안되잖아요.(웃음)"

    조재현은 1~2회 자신의 아역을 소화한 B1A4의 바로를 칭찬했다.

    그는 "착하게 생긴 친구가 정반대의 악역을 소화하니 더 느낌이 살았다. 아주 좋았다"면서 "가수지만 계속 연기를 할 만한 재목이더라. 바로에게 나중에 같이 한번 연기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요리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김길도는 엄연히 극중 국수의 장인이다. 평소 부엌에는 물을 마시러 가는 것 외에는 잘 가지 않는 조재현의 실제 요리 실력은 어떠할까.

    "'아빠를 부탁해' 못 보셨어요? 거기서 제가 만든 갈비찜 요리 예술이었잖아요. 우리 아들이 한 번만 더 만들어달라고 해요. 근데 절대 다시는 못 만들어요.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런 요리가 나왔죠. 하하. 그래도 이번에 국수 반죽하는 연기할 때 너무 열심히 해서 팔의 힘줄이 나갈 뻔 했어요. 진짜 국수 장인 같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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