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는 ‘동인괘(同人卦)’
[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는 ‘동인괘(同人卦)’
  • 김재홍 충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16.05.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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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꽃이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국회의원 의석 300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하면서 갈등과 반목이 심했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20대 국회는 국민을 위해 비판과 견제를 통한 타협의 정치가 이뤄지기를 유권자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공자는 주역(周易) 계사(繫辭)편에서 ‘생각은 백가지이나 이치는 하나이고 가는 길은 달라도 돌아갈 곳은 같다’고 했다. 이 말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하는 이유는 하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치에 대해 주역의 ‘천화동인괘(天火同人卦)’에서 그 지혜를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동인(同人)’이란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다. 이 괘(卦)는 아래에 있는 불(火)의 성질은 위에 있는 하늘(天)로 타 올라가는 것이다. 불은 하늘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다. 이들 둘은 다른 것이지만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이것이 동인괘(同人卦)의 성질이다. 즉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쳐서 일을 하는데 대한 도(道)를 말하고 있다.
인재를 등용할 때 공평과 정의로 함께하면 만사가 형통하다.
동인괘(同人卦) ‘괘사’에서 “사람들을 들판에서 널리 구하면 형통하리니,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로우니, 군자의 바른 길이 이롭다”고 말한다.
사람들을 들판에서 같이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과 협동일치 하는데 공명과 정대라는 두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덕목이 없으면 남과 협동일치 할 수 없다고 한다. 사람들과 함께하는데 멀리 밖에 있는 들판에서 함께 한다는 것은 그들이 공평하고 사심이 없어 어떤 곳에 사는 사람과도 협동일치 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내 목적을 달성하고 욕심을 채우려는 소인배의 생각으로는 사람들이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자는 곧아야 이롭다고 한 것은 지극히 정대(正大)한 것을 말한 것이다. 소인들이 사사로운 이익을 위하여 무리를 지어 모이는 것은 아주 나쁜 일이다. 반드시 정도를 굳게 지킬 필요가 있다. 이것이 군자의 바른 길이다. 오직 군자만이 천하의 뜻을 통할 수 있는 것은 군자만이 공명정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혈연과 학연, 지연의 연줄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역 동인괘(同人卦)에서 문밖에서 사람들을 널리 구하여 함께하면 허물이 없다고 한다. 그 결과로 사람과 사람이 협동하는 일을 공평하게 처리할 수 있다. 만일 사사로운 연줄에 정을 두고 사람들을 구하다면 일을 공평하게 처리할 수 없다.
동인의 도(道), 즉 사람들이 함께하는 길은 오로지 공명정대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척과 동문끼리만 함께하는 것은 인색한 길이라고 비난받을 것이다. 이러한 처신은 너무 편협하여 부끄러워 할 일이다.
소인지도로 하면 영원히 흥(興)하지를 못한다.
동인괘(同人卦)에서는 남의 것(짝)을 빼앗을 욕심으로 무기를 가진 병사를 풀 속에 숨겨놓고 오랜 세월동안 형세를 관망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도 나아갈 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남의 것을 자기의 것으로 삼고 싶어 한다.
공자는 덕은 부족하면서 높은 자리를 원하고, 아는 것은 적으면서 큰일을 도모하려고 하며, 임을 적으면서 맡은 것이 무거우면 화(禍)가 미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한다. 이것이 대표적인 소인지도(小人之道)이다.
진심으로 반성하며 사람들과 함께 하면 길(吉)함을 얻는다.
내 것이 아니고, 내 자리가 아닌데 남의 것을 공격하여 강제로 가지려는 것이 도(道)에 어긋난 것임을 알고 남을 공격하는 소인지도를 중지하고 바른 길로 돌아가면 길(吉)을 얻게 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세력이 부족하여 당할 수 없음을 알고 부득이 공격을 하지 않는 기회주의적 행동은 길(吉)함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스스로 반성하여 바른 길을 따르고, 진심으로 잘못을 고치고 착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니 ‘길’함을 얻게 되는 것이다.  
성인지도(聖人之道)와 함께하면 처음에는 부르짖고 울지만 나중에는 웃는다. 
‘성인지도’와 군자가 만나는 것이 모든 일의 근본이다. 권모술수의 능란함으로는 처음은 웃지만 나중에는 울부짖게 된다고 한다. 반면에 성인지도(聖人之道)를 만나 실천하는 것은 처음에도 너무 힘들어 울부짖으면서 소리친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군자를 성인지도를 통해서 만나 큰 고난을 극복하게 되니, 나중에는 기뻐하고 웃는다는 것이다.
내 생각이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뜻을 얻지 못한다.  
불가(佛家)의 논리로 중생 속에 부처가 있다고 한다. 사람이 드문 성(城) 밖에서 사람들과 협동일치하려고 해도 멀리 떨어져 있어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극히 적다. 즉 천하 사람들과 협동일치하고 싶은 소망은 있지만 아직 그 뜻이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교외에서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동인’의 뜻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함께 하는 동인(同人)은 공명(公明)과 정대(正大)의 덕(德) 갖춰야 한다.
동인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사람들과 협동하는 데는 성인지도를 근원으로 공명·정대라는 두 가지 덕(德)을 강조하고 있다. 오로지 군자는 오직 성인지도를 근원으로 정도를 실천함으로써 능히 천하의 사람들의 뜻을 통달시킬 수 있고, 함께 나아갈 수 있다.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민심을 내세워 자의적인 해석을 고집하며, 욕심을 감추고 있는 자칭  군자들은 이런 성현의 말씀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20대 국회 개원이 열흘 남짓 남았다. 여야 원내 대표들은 협치를 통한 생산적인 대화를 다짐하고 있다. 국민의 눈물을 거둬주는 그런 정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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