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실수 통해 진화하는 조직문화 필요하다
[목요논단] 실수 통해 진화하는 조직문화 필요하다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06.08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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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직에 근무를 하고 있다.
내가 공직에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참 의아한 말들을 듣곤 했다. 그것은 바로 일을 의욕적으로 하려는 공무원에게 상사가 너 죽을 짓을 왜 하느냐는 핀잔과 충고의 말이었다.
그것은 일을 할 때에 조심하라는 말이지만 그 이면적 맥락은 너무 의욕적으로 일하면 너는 감사를 받을 가능성이 많고 그 결과는 의욕적인 일을 하는 공무원이 징계 등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공무원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나로서는 참으로 듣기 거북한 말이었고 공직 세계에 대한 새로운 면과 공직 세계의 현상과 공직세계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는 발언이었다.
문제에 대한 규정이 정확해야 그 해답이 나온다고 했는데 그동안 공무 기강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고 그 해법이 제기되기도 해왔다.
최근에는 공직에 근무하는 근무자들에 대한 해직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공직기강확립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기도 했다. 지나치게 문제가 많은 공무원은 해직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해 철밥통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철밥통인 공직자들이 돈 먹는 하마처럼 여겨지는 판에 이 제도는 공직자들에 대한 시원한 해답처럼 느낀다.
공직자들이 기관장으로 오는 경우에 그 기관의 운영에 여러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 우선 관직 경험에서 오는 각종 규제와 행정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이 탁월할 수 있으며 각종 행정적 인맥을 동원해 그 기관에 각종 행정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전관예우의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자칫 공직을 오래 근무하던 기관장의 경우는 실수에 대한 노파심이 지나칠 수 있다. 그것은 오랜 경험상 새로운 실험과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조직의 관리자로서 태도가 강하고 조직의 문제가 발생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기관자들의 퇴임사에서 자주 등장한다. 대부분의 공직자의 퇴임사에 자주 등장하는 이 멘트는 큰 과오 없이 무사히 정년을 마치게 된 것이고 그것이 조직원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는 말이다. 큰 과오가 없다는 공직사회의 큰 덕목이며 그 가족에게도 큰 다행이리라.
하버드 MBA의 경영 실험에서 최고의 병동일수록 실수가 적으리라 가설로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최고의 병원일수록 투약 실수가 더 많이 발견되는 비 상식적인 결과가 나왔다. 그 뒤에 그는 분석을 좀 더 진행하며 이러한 모순된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다.
즉 투약의 실수를 많은 것은 실수를 감추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당연시하고 그것으로 더 진보적인 학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와 문화가 수치적인 비율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대로 투약 실수가 적은 병동은 징계의 대한 우려로 실수를 감추려하는 욕구 때문이었다. 이것은 의료진의 역량과 근무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됐으리라. 마치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 암발생률이 높으며 완쾌율도 높다는 현상과도 같은 것이다.
마케팅에는 두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너마케팅과 아우러 마케팅이다. 즉 조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복지의 문화가 발달하면 조직원들은 더욱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그로 인해 소비자 서비스가 강화될 것이란 말이다. 마케팅을 잘하려면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와 복지 등을 통한 충성도를 늘렸을 때에 그것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공직사회의 실수에 대해 용인하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과연 그런지는 반성해봐야 하며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공직사회에서 실수는 나쁜 것이고 저지르지 말아야 할 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수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조용히 덮으려는 동기가 강하다. 이러한 현상은 큰 문제를 일으키면 오히려 덮으려는 경향이 많은 군 내부의 경우에서도 더 많이 보인다. 때로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경우도 흔히 보인다.
어느 대학의 교수사회에서 소사이오 패스 같은 조폭 교수가 있음에도 그 조직원들이 그것을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경우를 본다. 피해를 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 교수 역시 그것이 언론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점점 더 곪아 갈 것이 뻔하고 조직의 문화가 엉망이 될 것임에도 당장의 문제를 피해가려고 한다. 그것이 해결책으로 보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서 최악의 문제 해결은 패승 전략이다. 무조건 피해감으로써 악이 승리하게 만든다. 이것은 개인에게서나 조직에게서나 국가에게서나 모두 비극의 종결이 남아 있을 뿐이다. 공직사회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 지나친 두려움은 마치 그것이 그 조직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처럼 보도되는 언론도 문제가 있다.
조직이 사람으로 이루어진 이상 크고 작은 실수가 생기지 않을 리 없다. 그러니 시끄러울 정도로 실수를 드러내고 지적하는 조직이 조용한 조직보다 성과가 높다.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가기 때문이다. 인생이나 조직이나 국가나 총체적인 존재의 사이클이 있다.
공조직은 마라톤을 하는 것이지 100미터 달리기 속도로 달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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