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국회의원 권위의식을 버려라
[월요논단] 국회의원 권위의식을 버려라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6.06.26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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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은에 금을 입힌 국회의원 배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회의원 배지의 착용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여의도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옷깃에 달린 금배지를 두고 논란이 크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상징적 의미로 의원 금배지를 떼자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배지가 책임과 봉사의 상징이 아닌 특권과 예우의 상징으로 비친다는 게 폐지의 의견이다.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귀한 대접을 받는 금배지가 홀대를 받아야 한다는데 못 맞당해 하는 의원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금배지’로 불리는 국회의원 배지의 재질은 진짜 금일까? 가격은 얼마나 될까?
사실은 국회의원의 옷깃에 달린 배지는 은이 99%이고 은 위에다 금 1%를 살짝 바른 것이다.문제의 배지는 10대 국회까지는 ‘금배지’라는 말에 걸맞게 순금으로 제작했으나 11대 국회부터는 은에 금을 도금하는 방식으로 바꿔졌다.
따라서 가격도 생각했던 것만큼 비싸지 않다.국회 사무처는 개당 3만5000원을 내면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의원들은 이 배지를 달기 위해 평균 1억7000만 원의 선거비용을 쓰고 배지를 옷깃에 달았다. 배지에는 일련번호가 붙어 있는데 국회의원 등록을 할 때 배지를 무료로 나눠주기 국회의장이 ‘1번’을 받는 것은 아니다. 등록 순서대로 배지를 나눠주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등록한 당선인이 첫 번째 배지를 받게 된다. 금배지는 남녀 디자인도 다르다. 남성용은 정장 상의 옷깃에 꽂고 돌려서 고정하도록 한 나사형이나 여성용은 브로치 처럼 옷핀 형태로 돼 있다. 그리고 배지를 분실하거나 의원직의 상실 등으로 새로운 의원이 들어오는 경우를 고려해 사무처에는 처음부터 배지의 일정량 준비해 놓고 있다.
20대 국회부터는 배지 도안으로 사용해온 가운데 글씨인 한자 ‘國’자를 재작년 5월 한글 ‘국회’로 변경했다.국회의원 배지 역시 다른 배지처럼 그냥 상징적인 것일 뿐이지 효력을 지니지 않아 별다른 의미는 없다. 옷깃에 달지 않아도 그만이다. 다만 본인이 국회의원 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배지이다. 법적으로 있든 없든 문제되는 일은 없다. 배지를 달지 않했다고 국회 출입에 문제가 생기지도 않는다.
때문에 국회의원 배지를 옷깃에 달지 않해도 권력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그런데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국회의원들의 권위 의식을 없애자는 뜻에서 배지 폐지론이 나왔다. 그렇치 않아도 국회의원들의 특권이 200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억대의 연봉에다 두둑한 보너스,9명의 보좌진은 기본이다. 전화는 공짜, 철도와 항공기도 무료다. 공항 귀빈실의 이용과 재외공관도 최고의 대접도 받는다. 민의의 전당인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국민들은 얼씬거릴 수도 없는 본관 널찍한 정문은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만의 전용통로다.
신분증을 패용한 국회 일반직원들은 옆 쪽문으로만 출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5000년을 양반 상놈이라는 세계관에 벗어나지 못한 민족이다.배지를 없앤다고 해서 그 무소불위에 힘을 막을수 있는 혹은 견재할수 있는 힘이 없어 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국회의원 배지는 학교 배지나 비슷해 상징적 의미만 있지 별다른 존재 가치는 없다.국회 윤리특별위원장인 백재현 의원(3선·광명갑)은 특권의 상징으로 불리어온 소위 국회의원 ‘금배지’를 폐지하자고 공개 제안하기도 됐다.
국회의원 배지를 처음 만들게 된것도 일본의 의원 배지를 모방한 만큼 일제 잔재 청산이라는 측면에서도 금배지를 없애는 게 타당하다.모든 국회의원에게는 ‘국회의원증’인 신분증명이 지급돼 있어 국회 출입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국회의원의 윤리 관련 규정을 구체화하고 통합하는 ‘국회의원 윤리실천법’을 제정할 계획이라니 기대를 걸어본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을이 제출됐지만 제도화되지 못했다.
국회 의원들의 금배지를 녹여서 국민들의 눈물을 닦는 희망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옛 중고등학교에서 학교 별로 교복,교모,배지가 있었다. 자율복장화 되면서 이것들이 모두사라졌다. 지금은 배지를 달고 다니는 학교는 거의 없다. 원래 배지의 한글 사전적인 의미도 “신분 따위를 나타내거나 어떠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옷이나 모자 따위에 붙이는 물건”으로 명시되어 있다.
국회의원의 배지는 한마디로 권위주의 시대의 상징물이다. 권위주의 힘있음을 은연 중에 과시하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형식적인 배지부터 없애고 실질적인 특권도 차츰 차츰내려 놓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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