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평] 우리나라 지진 바로 알고 대처하자
[충남시평] 우리나라 지진 바로 알고 대처하자
  • 김법혜 스님 / 민주평통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 승인 2016.09.19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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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발이 자연지진을 일으킬 수 있나?”, “핵실험과 대지진 사이에 증명할 수 있는 인과관계는 없다”고 기상 전문가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경주 지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문점이 많아지기도 했다.
한 때 SNS 상에서 이런 논란이 뜨거웠다. 이런 괴담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1995년 언론보도에 오스트리아의 지진학자인 칼 플렉이 “프랑스의 핵실험으로 터키와 에콰도르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주장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다 주장으로 끝났다. 핵실험으로 <폭발>이 일어나면 그 여파로 <자연지진>이 동반된다는 얘기, 다시 말해서 한쪽에서 강한 충격이 일어나면 그 힘이 다른 곳으로 전달돼 표출된다는 원리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르나 기상 전문가들은 핵 폭발 직후 인근에서 자연지진을 동반할 가능성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인공지진의 충격에 따른 ‘2차 충격’이 있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처럼 큰 시차를 두고 또 먼 거리에서 발생하는 건 불가능하다.
북한 풍계리와 경주 사이에는 60여 개의 단층이 있고 풍계리 밑에 길주-명천 구조대, 그 아래에 추가령, 옥천 같은 굵직한 단층들이 있다. 핵실험의 여파가 미쳤다고 가정하더라도 풍계리에 인접한 길주-명천 구조대에서 가장 먼저 지진이 일어났어야 했다는 얘기다.
때문에 저 단층들을 다 건너뛰고 경주로 바로 갈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9월 9일 북한의 인공지진 규모는 5.04였는데 경주 지진은 최대 5.8이었다. 핵실험 충격이 사흘 뒤에 더 증폭됐다. 이 역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또 올해 4월 16일에 있었던 일본 구마모토현의 지진을 보면 같은 유라시아판에 속해 있는데 경주에서의 거리가 380km다.
풍계리보다 215km, 훨씬 더 가깝다.당시 규모 7.3이었는데 같은 논리라면 당시에도 우리에게 큰 영향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결론은 핵실험과 경주의 지진과는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두 달여 전 SNS에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개미떼들이 집단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 온 적도 있다. 이 사진은 지진 전조라는 괴담으로 급속도로 퍼지기도 했다.
부산과 울산에서 발생한 ‘의문의 가스냄새’도 이를 뒷받침했다. 장마철 다소 이상한 모양의 구름도 ‘지진운’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국민안전처와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지진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개미떼의 이동은 개미들이 번식기에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것일 뿐”이고 가스냄새는 ‘부취제’로 인한 냄새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번 경주 지진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지진으로 다시금 두달 전 괴담이 한 때 관심의 상황이 된 이유다.
지질환경 전문가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경주나 부산, 울산 지역은 화산지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서 “가스냄새라든가 곤충이 움직이고 구름이 이상하다 하는 걸 지진하고 연관시킨다는 건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재난발생 시 국민들에게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야할 재난경보시스템에 허점을 보인 것은 반성해야 한다. 국민안전처는 지진 안내문자를 발생지역 인근에만 고지했고 홈페이지는 내내 먹통이었다.
가족이나 지인의 안위가 궁금했던 국민들은 SNS에만 의지해야하는 형편이었다. 국가재난방송도 지진이 발생한 시간에 한가하게 드라마를 방영해 비난을 자초했다.
위기발생 시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줘야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진이 언제 또 올지 모르니 더 큰 사고를 막으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한반도의 지진이 점차 강도가 세지고 주기도 빨라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현실이 그렇다면 우리의 지진 대응 태세도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해 실천에 옮기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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