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惡人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자
[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惡人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자
  • 김재홍 충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16.09.2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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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노련한 처세술과 달변으로 세상을 빈틈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동업자 의식’으로 공고한 성역을 구축한 이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다.
돌아보면 필자는 용렬한 나머지 그들처럼 노련하게 살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채근담의 한 구절에서 “세상과의 접촉이 얕으면 그만큼 때 묻음도 앝고 사람들과 접촉이 깊으면 그만큼 남을 속이는 계략도 깊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능란하기보다는 소박한 편이 바람직하고 주도면밀 보다는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오히려 낫다”고 말한다.
이 구절에서 못난 필자는 종종 위안을 삼기도 한다.
숱한 사람들과 많은 접촉을 통해서 쌓은 경험을 소산으로 산전수전을 겪은 체험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은 그동안 쌓은 부귀함에 자만을 목도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그동안 성과와 수완을 사람들에게 과시하고 싶어한다. 또 많은 사람들은 무척 부러워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탁월한 수완으로 부귀영화만 탐닉한다면 삶이 과연 행복하겠나 싶다.
주역의 지뢰복괘(地雷復卦)에서는 세상이 아무리 험악하고, 소인지도(小人之道)가 판을 치는 세상이라고 할지라도 '군자지도'는 반드시 회복되고, 돌아옴을 강조한다.
절기로 말하면 올 여름은 살인적인 폭염으로 여름나기가 힘들었다. 그 엄청난 폭염도 처서를 지나면서 더위는 물러가고 어느새 우리 곁에 가을이 왔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이요, 하늘의 운행법칙이다. 이 처럼 어김없이 가을은 찾아오고, 겨울이 지나면 또 봄은 찾아 들 것이다.
복(괘復卦)에서도 “되돌아오면 형통하니, 나가고 들어옴에 병이 없으며 성인지도로 돌아와야 허물이 없다. 그 도(道)를 반복하여 때가 되면 돌아오니, 의지할 바가 있어 이롭다”고 했다.
복(復)은 ‘군자지도’인 양(陽)이 돌아온 것이다. 군자지도인 ‘양’이 지금은 미약하지만 앞으로 많은 동류의 양이 모이면 점차 성(盛)하게 되어 허물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천도(天道)의 변화임을 말하고 있다.
성인聖人의 말씀에 순종하면서 움직여라. 공자는 이 구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먼저, ‘돌아옴이 형통한 것은 군자지도인 양강(陽剛)이 돌아와서 이치에 따라 움직이니 형통하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출입하는데 병이 없고 벗이 와도 허물이 없는 것이다. 또 갈 데가 있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군지지도인 강(剛)이 점차 자라나기 때문이다. 끝으로 때가 되면 군자지도가 돌아옴을 볼 때, 천지의 마음을 가히 볼 수 있다고 단호히 말한다. 즉 아무리 소인지도가 성하고 군자지도가 다 없어져서 세상이 살기가 어렵고 힘들지만 성인의 말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실천하면 때가 되면 군자지도는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 이것이 하늘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잘못이 있으면 곧 고쳐서 멀리가지 말고 돌아오라. 사람은 누구나 잘못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알면 멀리 가기 전에 곧 바른 길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후회가 없으며 크게 길(吉)함을 얻는다는 것이다. 공자는 이 구절을 ‘공자가 가장 사랑하고 아껴던 제자인 안회’에 비유했다. ‘안회’는 만약 나쁜 일이 있으면 곧 이것을 알고 고쳐서 바른 길로 돌아왔다고 말한다. 즉 자기가 한 일이나 생각이 잘못 되었을 때는 멀리 가지 말고 곧 바른 길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후회할 곳까지 가지 않으며 큰 길함을 얻는다는 것이다.
또 잘못 들어온 길을 멀리 가지 않고 바른 길로 돌아온다는 것은 자기 몸을 닦는 것을 말한다. 이 구절에서 몸을 닦는 것은 사람 사는 근본임을 말한다.
천도에 대한 유순한 마음으로 돌아오라. 사람은 누구나 군자지도라고는 두 눈을 부릅뜨고 보아도 보이지 않고 소인지도만 판을 치는 상황에서 누구나 천도에 대한 믿음과 심적인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수록 천도를 굳게 믿고 바른 길로 돌아가는 돈독한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 결과 후회할만한 잘못은 없게 된다는 것이다. 바른 길로 돌아와 후회할 일이 없는 것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스스로가 덕을 가지고 있음으로 주체적으로 자각하고 실천하려고 해야한다. 이는 오로지 믿음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바른 길로 돌아오는 것을 망설이지 말라. 내 생각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의 아집과 독선 속에 빠져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름도 있고, 본인의 도덕적 재능과 판단력이 부족하여 진리의 올바름을 밝게 볼 수 없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일수록 자기 잘못으로 인해 재앙이 생긴다고 한다. 이들은 또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남을 책망한다. 그러나 복괘(復卦)에서는 끝까지 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면 흉(凶)하게 된다고 했다. 마침내 밖으로부터 오는 재앙이 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라.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진리의 소중함을 알지만 그것을 믿고 초지일관하기는 누구든 쉽지는 않다. 많은 성현들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성인의 말씀 속에서 찾으라고 말한다. 그래서 성인의 말씀 속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구약성서 잠언에서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고,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한다. 
주역에서도 “하늘을 시험하지 말라”고 했다. 이것은 비록 우리의 삶이 최악의 경우에 처할지라도 성인, 군자지도의 말씀 속에 돌아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길(吉)하게 됨을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것이 군자가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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