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권력과 구설수
[목요논단] 권력과 구설수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09.21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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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뚜아네트는 프랑스 혁명의 희생양으로 아주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만화 영화인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비운의 왕비이다. 그녀의 사치로 인해 백성들의 원망을 사게 되어 사치의 여왕이란 칭호를 들었다.
마리 앙뚜아네트는 구설수에 올라 남편과 함께 단두대에서 비극적인 인생을 마무리한다. 그녀를 단두대에 오르게 만든 프랑스 혁명을 일으킨 원인은 목걸이 사기사건 때문이다. 사기꾼인 라 모트 백작 부인은 한화로 1200억 원에 달하는 목걸이를 이용해 마리 앙뚜와네트에게 프랑스 최대의 사기극을 벌인다. 이 목걸이는 원래 루이 15세가 자신의 애첩 듀바리 부인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보석 세공사에게 주문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루이 15세가 갑자기 죽는 바람에 1200억 원이나 달하는 보석을 만든 세공사들은 빚더미에 오르게 되었다. 그 때 마리 앙뚜와네트에게 그 보석을 사달라고 간청했으나 마리 앙뚜와네트는 자신의 평판과 사회 분위기를 파악하고 더 이상의 사치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거절했다.
라 모트 백작 부인은 자신의 후원자를 찾기 위해 프랑스 대주교 루이 모만에게 접근을 시도하고 사기 사건을 게획했다. 라 모트 백작부인은 마리 앙뚜아네트가 자신과 매우 친밀한 사이라고 속이고 로안 추기경이 이 목걸이를 사고 싶다고 하여 보석상들을 속인 뒤 로안 추기경이 마리 앙뚜와네트에게 줄을 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로안 추기경에게 그녀를 직접 만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마리 앙뚜아네트와 닮은 매춘부를 시켜 왕비로 분장시킨 어두운 골목에서 추기경과 가짜 왕비를 만나게 했다. 가짜 왕비는 추기경과 잠깐 시간 동안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장미 한 송이를 주며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아시죠?’라는 말을 하고 사라져버렸다.
추기경은 왕비를 통해 권력에 더욱 가까이 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러한 사기에 휘말리게 되었다. 사기를 친 라 모트 백작부인은 추기경에게 왕비가 목걸이를 은밀히 사려고 하는데 추기경이 보증을 서 달라고 하자 추기경은 흔쾌히 승낙하고 라 모트 부인은 그 보석을 빼돌린다.
라 모트 백작 부인은 증언대에서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하여 왕비에게 자신은 철저히 이용당했다고 말하자 백성들은 그녀의 말을 믿었다. 라 모트 백작의 말을 믿은 백성들은 분노했고 그 결과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 루이 16세와 그의 부인은 마리 앙뚜아네트는 처형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의 만찬에서 나온 요리가 최고급 재료였다는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혹독한 경제 불황 속에서 국민들은 고통을 받고 폭염에 종이상자를 주어 겨우 연명하는 노인들과 전기요금 때문에 폭염에도 에어컨도 못 켜는 백성들이 보기에는 그들은 전혀 다른 차원의 사람들로 여겨졌다.
얼마 전 컵라면 한 개도 못 먹고 스크린 도어에 끼어 죽은 청년들을 기억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만찬에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국가의 수반의 식사이니 서민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말이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구설수에 올랐다. 물론 권력자들에게는 그들을 둘러싼 구설수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오랜 권력자로서 활약을 해왔고 여성으로서 국가의 수반이 되었으니 루머가 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구설수의 내용은 이렇다. 1990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은 당시 노태우에게 이런 편지를 쓴 적이 있다고 한다. ‘진정코 저희 언니는 최태민에게 철저히 속은 죄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속고 있는 언니가 너무도 불쌍합니다’라는 편지의 내용이었다. 최태민의 사위인 정윤회는 박 대통령 초기 문고리 권력이라고 말하는 4인방을 천거한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막후 실세로 군림하면서 국정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관천 전 행정관은 검찰에서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를 최태민의 딸인 최순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k스포츠 재단의 이사장에 최순실 씨의 측근이 임명되었다고 한다. 이 재단은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을 통해 수백억의 출연금을 거둬들였다는 의혹이 구설수에 올라 있는데 여기에 최태민, 정윤회, 최순실이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 재단 모금이 5공화국의 일해재단과 같은 권력에 의한 모금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권력에는 항상 루머가 따르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루머가 현 정부의 레임덕 현상을 빨리 불러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이 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빠른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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