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갈등과 성숙
[목요논단] 갈등과 성숙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09.28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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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가 있다. 자폐성을 지닌 한 남자가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해나가는가의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주인공 유달은 어릴 적 어머니가 죽은 뒤 자폐적 공간에서 자신을 혹독하게 대하던 아버지에 의해 자폐성, 결벽증과 편집증에 시달리는 독설가이다. 그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언제나 공격적이다. 공격을 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식을 언제나 취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수 없이 상처를 준다.
반면 여종업원인 캐롤은 주변 사람들과 공감을 통해서 소통하는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녀의 따뜻한 성격은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결국 자폐성이 있는 유달의 결벽증까지도 치유하게 된다.
요즘 대통령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버터플라이라는 소개에 대해 대통령의 자폐성이 드러난 대목이라는 한 정치 평론가의 말이 신문에 실렸다.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누에 속에 감춰진 너를 못봐’라는 노래의 도입부에 대한 가사를 들어 아직 누에고치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심리분석을 했다.
사실 대통령은 과거 전두환 대통령의 시절에 청와대에서 쫓겨나 폐쇄적인 공간 속에 갇혀 지내는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의 암울한 시간을 지내 새로운 계기를 통해 정치에 복귀했고 그 복귀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누에고치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올랐다. 이제 다른 나비들과 꽃들과 소통하고 꿀을 빨고 화분을 날라야 할 소임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국무총리를 통해 국회에서 제시된 말을 들으면 대통령과 정부가 하늘로 날아오른 나비의 모습이 아니라 아직도 누에고치 같은 모습이다. “이런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사회를 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가 말하는 ‘비방’과 ‘폭로성 발언’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박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태원, 최순실과 정윤회 등의 이름이 정치 핵심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이 지금 누에고치 시절 갇혀 지내고 그 시절로 회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낳게 한다. 이들은 바로 대통령이 누에고치 시절에 대통령의 외로움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이들과 터무니없이 진행된 수백억 원의 재단 출연금에 대해 정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통령이 임명한 이수석 특별감찰관과 보수 신문사까지 공격해 재갈을 씌웠다. 또한 그로 인해 회자되는 여론도 유언비어로 사회를 흔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은 우리나라 권력 1위를 최순실로 말한 바 있다.
안타까운 것은 어차피 혼란스럽도록 구성된 사회에 대해 그 혼란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취한다는 점이다. 어차피 사회는 혼란스럽고 갈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것이 사회이다. 혼란스럽지 않으려면 누에고치처럼 혼자 살면 된다. 한 가족도 서로 다투고 갈등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 사회야 더할 수 있겠는가? 본래 갈등이 본질인 이 사회에 대해 의혹을 풀어달라는 언론과 여론을 향해 혼란을 부추기는 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이 민주주의 정부인가? 
갈등을 잘 해결하라고 정부가 필요한 것이다. 혼란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편안한 지역으로 만들라고 정부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그들에게는 힘의 균형을 통해 협치를 하라고 국민이 만들어준 여소야대조차 무시하려는 태도를 위한다. 국민들이 너희를 밀어줬어도 난 모르겠고 그저 내 입장을 따라주라고 말한다.
과연 한 집안에서 가장이 갈등이 있음에도 그 갈등에 대해서 말하는 가족의 말을 헛소리라고 일축하고 살아간다면 그 가장이 성숙한 가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문제가 된다면 그 문제를 서로 협의해나가면서 공감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저 공감할 수 없이 나몰라라는 말만 계속한다면 그 결과는 무엇인가?
여당의 국방위원장이 국감을 하겠다고 나섰으나 물리력을 통해 국정감사를 못하게 막아버렸다. 지금이 그럴 때인가? 이러한 국정감사 보이콧은 국정감사를 하지 않음으로 이득을 보겠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의심이 간다. 민족을 절멸시킬 수 있는 방산비리와 수백억의 뇌물이 오가는 상류층들의 부패에 어이가 없어하는 국민들을 생각하고 국감에 임하라. 과거 여당의 지도자들이 지금 어떤 비리와 범죄에 연루되어 있나 살펴보라. 갈등을 성숙하게 처리하는 정부와 여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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