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못자리 인생을 꿈꾸라
[양형주 칼럼] 못자리 인생을 꿈꾸라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5.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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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시내를 벗어나 조금만 교외로 나가면 논에 모내기를 하거나 이미 모내기를 끝낸 논들을 볼 수 있다.
모내기는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모내기를 하려면 먼저 못자리에서 볍씨를 키워내야 한다.
볍씨를 뿌리고, 이것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수온을 조절하고 싹을 틔운다. 그리고는 모종이 될 때까지 잘 키우고 나서 마침내 이 모종들을 논에 옮겨 심는 것이다.

못자리는 볍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모가 논에 잘 뿌리내려 크기까지 반드시 이 못자리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역사상 큰 업적을 남긴 탁월한 사람들을 보면, 그가 그렇게 훌륭한 업적을 남기기까지 그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으로 양으로 도왔던 일종의 못자리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헬렌 켈러를 보라. 그녀가 장애인으로 탁월한 업적을 남기기까지 그 뒤에는 앤 설리반 선생이 헬렌 켈러의 못자리 역할을 했다.

에디슨도 천재적인 발명가가 되기까지 어머니가 그 뒤에서 그의 못자리 역할을 했었다.
애플컴퓨터를 세운 스티브 잡스도 그랬다.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워즈니악을 만나서 초신성급 빛을 발했다. 원래 스티브 잡스는 수줍음이 많은데다 성격도 괴팍하고 변덕스러웠고 사회성이 많이 떨어졌다. 어떤 회사도 이런 성격을 제대로 받아줄 수 없었다.
그런데 워즈니악이 잡스를 보자마자 그 안에 있는 엄청난 천재적인 능력을 파악했다. 애플이란 회사를 창업하지 않았으면 실리콘 밸리를 아예 떠났을지 모른다. 워즈니악이 잡스의 천재성이 커나가도록 도운 일종의 못자리 역할을 했던 것이다.

우리 사회는 치열한 경쟁사회다. 서로를 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밟힌다는 절박함이 우리에게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못자리 인생을 꿈꾸는 이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 또 사회에서도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한 사회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혼자 앞으로 치고 나가는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뒤에서 이런 사람을 묵묵히 받아주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못자리 인생들이 많이 필요하다.

나는 주변의 누군가가 자라나고 뻗어갈 수 있도록 좋은 못판 역할을 기꺼이 하고 있는가? 혹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의기소침하고 우울해 있지는 않는가?
좋은 못자리 인생을 꿈꾸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딛고 더 큰 생의 도약과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기꺼이 자신을 내어 주라.[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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