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현무도 '아름다움이 강한 것이다'
[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현무도 '아름다움이 강한 것이다'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8.03.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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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거북이와 뱀이 싸우고 있는것 같으나 사실은 사랑하고 있는 중이다. 신화 속에서 거북이는 수컷이 없어 저와 머리가 닮은 뱀과 짝짓기를 해야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격렬한 기싸움인 지, 격렬한 사랑인 지 알 수 없으나 그림 안에서도 꿈틀거린다. 마치 동영상을 보는 것같이 겨우 그림으로도 숨가쁘다.

현무였다. 북방의 흑색을 뜻하는 현(玄)과 거북의 등껍데기를 상징하는 무(武)에서 따왔다. 검은 갑옷을 입은 전사를 떠올리면 쉽다.

고구려 대대로 북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골치가 아팠다. 그 사람들을 누르지 못하면 고구려는 사라졌다. 검은 전신갑주는 북쪽을 막기에 적합한 색상이었다.

고구려는 심한 약탈을 당해 고분 속의 유물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그걸 알기라도 한 것일까? 벽화를 남겨 고대국가의 모습을 전해주었다.

구구절절 기사보다 한 장의 사진이 큰 역할을 하듯 고구려 고분이 남긴 그림들은 고대사 연구의 도화선이 되어주었다. 그림 그리던 사람들은 6세기 말에 이르러 단아한 사신도를 그려두었다. 북현무, 남주작, 좌청용, 우백호가 그것이다.

그 중 최고봉은 강서대묘의 현무도였다. 

거북의 안정됨과 집을 갖지못한 뱀의 커다란 율동감이 조화롭다. 크게 휘감고 돌다가 이 사랑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듯 뱀은 한번 스스로 매듭을 만들었다. 제 몸을 묶어서라도 이루어져야 했던 그 간절함에 가만히 숙연해졌다.

나는 이상하게 남북한의 모습이 현무도에 스쳤다. 싸우는 듯 어쩌면 우린 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단일팀 깃발의 도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독도를 그리네, 안 그리네 하지 말고 더도 덜도 말고 현무도를 추천한다.

사랑하니까. 어쩌면 다르지만 우린 함께 가야 하니까. 그럼 누가 제 몸을 묶는 고통을 참아내야 하는가?

인스타그램 eddeurangje2378  

#국립중앙박물관앙 #그림으로 #1930 #일본인그림 #보고싶다 #강서대묘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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