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미술관] 백자철화국죽문편병- '바람불어 좋은 날'
[에뜨랑제의 SNS미술관] 백자철화국죽문편병- '바람불어 좋은 날'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8.03.27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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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철화국죽문편병

[김기옥 사유담 이사] 장식이라고는 일절없는 호림박물관에 대나무가 한창이다.
요즘은 건축에 너무 힘을 주어 누가 주인공인 줄을 모르겠는 박물관이 많다.
박물관 건물은 유물과 혼연일체가 되어 방해하지도 그렇다고 방관하지도 않아야 한다.

그러나 전쟁직 후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호림박물관 전시케이스는 유물에게는 횡재인걸까?
예사 작품은 없다. 한 점 한 점이 예술이다. 신사동으로 대거 이사갔다는데도 여전히 컬렉션은 탄탄하다.

고개를 돌리다가 자그마한 백자병과 마주친다.
그릇인가 그림인가? 저 작은 대나무 두 줄기가 전시관을 우거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느껴지는게 바람인가? 위풍인가? 온풍기인가? 분명 불어오는 것 같다.

그릇 밖으로 넘쳐나가 완벽한 문인화가 되어버린 백자편병의 위력은 놀랍다.
이리봐도 멋지고 저리봐도 맑다. 나가려다 다시 빼꼼 쳐다봐도 전시관은 온통 대밭이다.

도대체 사람은 무슨 짓까지 할 수 있는 것일까.
바람소리 일렁이는 호림에서 대숲을 걷고 나온 듯 한 착각은 겨우 손바닥보다 조금 큰 그릇 하나가 밀어부친 힘이었다.

일각이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이 일각이었다.

인스타그램 eddeurangje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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