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청자투각칠보무늬뚜껑향로 - '토끼가 부르는 꽃을 위한 꽃의 노래'
[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청자투각칠보무늬뚜껑향로 - '토끼가 부르는 꽃을 위한 꽃의 노래'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8.04.03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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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국립중앙박물관 3층에 오르면 자그마한 향로가 하나 있습니다. 단독 케이스에 들어있기엔 너무 작은 15센티 한 뼘도 안되는 향로는 이미 쇼케이스를 가득 채웠습니다.
동글한 뚜껑은 조각을 하여 사방으로 꽃잎창이 나있고 그 뚜껑을 들어내면 향이 타오르는 공간이 보입니다. 그릇이 너무 예뻐 제 생각에는 감히 불을 댕기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몸체는 겹겹이 연꽃잎이 받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시고도 부족했는 지 만발한 꽃을 국화 잎사귀가 감싸고 있습니다.  그렇게 감싼 꽃을 다시 꽃 위에 앉혀드렸군요.
그리고 그 거대한 꽃송이 쟁반을 겨우 토끼 세 마리가 눈 동그랗게 뜨고 목과 등허리로 든든하게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 귀한 것을 용이 또아리 틀지 않고, 백호가 보필하지 않고 토끼가 지키는 것은 대박 반전입니다.
그러나 어디 하나 약하지 않은 청자 향로입니다. 궁합도 안맞을 것 같은 그들은 청자 안에서 한 몸이 되었습니다.

언청이처럼 찢겨진 바닥도 귀하게 감아낸 놀라운 차분함입니다.
이렇게 숨막히는 분과 만날 때 저는 휘청하고 맙니다.

사람이 손을 놀려 하늘을 훔쳤습니다. 긴 세월 남아, 지금 내 곁에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인스타그램 eddeurangje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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