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양형주 칼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8.08.26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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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목사님이 어려서 시험을 보았는데 늘 70~80점을 맞았다.

아버지가 하도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셔서 열심히 공부해서 90점을 맞아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공부했다. 드디어 다음 시험에 90점을 맞았다. 아버지가 기뻐하실 모습을 상상하며 성적표를 들고 아버지에게 갖다 보여드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성적표를 보더니, 심드렁하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녀석, 두 개를 틀렸냐? 두 개만 더 맞았으면 백점인데” 이 말을 들은 목사님은 한동안 어쩔 줄 모르다가 마음을 다져먹었다.  ‘그래 백 점을 맞으면 아버지께서 칭찬해 주시겠지. 한번 해 보자’.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그 다음에는 100점을 맞았다. 그래서 아버지께 자랑스럽게 말씀드렸다.

“아버지, 나 백 점 맞았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하는 말이 “이번엔 시험 문제가 쉬웠나 보구나” 이 말에 목사님의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다시는 공부 하나 봐라’. 그래서 이후 입학시험마다 떨어지고 수없이 재수를 반복하는 고생을 했다.

자녀는 아버지의 칭찬과 인정을 기다린다. 그러나 아버지가 외면하면 아이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뛰쳐나간다. 자기를 인정해주는 다른 사람을 찾아서 떠나가는 것이다. 다른 또래 친구들을 찾아간다. 그러다 탈선하고 잘못된다.

보통 아버지와의 관계가 잘못된 경우 이단에 빠지기 쉽다. 이단이 이들을 인정해주고 붙들어주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는 자녀를 무조건적으로 인정하고 기뻐하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기뻐하고, 무슨 일이 있어서 자녀를 칭찬해 주기 이전에, 내 자녀됨을 인해서 기뻐하고 칭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녀의 존재감과 정체성이 안정되게 된다.

예수께서 본격적인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하늘이 찢어지며 음성이 들린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막1:11). 이런 하늘의 인정이 있었기에 그 험한 십자가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갈 수 있었다. 나의 가슴에는 이런 무한 긍정과 사랑의 음성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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