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경제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 ‘구독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경제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 ‘구독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12.18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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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지금까지 ‘구입한 만큼’ 공급자에게 돈을 낸 ‘소유경제’가 있었고, 이후 ‘쓴 만큼’ 공급자에게 돈을 내는 ‘공유경제’가 있었다면, 요즘은 새로운 경제 개념이 등장했는데 이것이 바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원하는 상품을 배송받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경제트렌드로, 이젠 어떤 것을 ‘소유’하느냐보다 어떤 것을 필요할 때마다 ‘공급’ 받느냐로 버뀐 것이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구독경제를 꼽았다. 미국 벤처기업 무비패스는 지난해 월 9.95달러만 내면 한 달 내내 극장에서 영화를 매일 한 편씩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회원이 급증해 올 상반기 300만 명을 넘어섰다. 월 9.99달러에 뉴욕 맨해튼의 수백 개 술집에서 매일 칵테일 한 잔씩 마실 수 있도록 한 스타트업 후치는 2017년 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란제리 회사 아도르미는 개인맞춤형 속옷과 브래지어 등을 배송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매출 1억달러를 기록했다. 월정액을 받고 매달 면도날 4~5개를 배송하는 회사 달러셰이브클럽은 창업 5년 만에 회원 320만여 명을 확보했다. 월 139달러에 명품 의류를 마음대로 골라 입도록 서비스하는 패션업체도 등장했다.

구독경제는 무제한 스트리밍 영상을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성공 이후 다른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월 3000엔(3만원)에 술을 무제한 제공하는 술집이 성업 중이다. 한국에서도 위메프의 W카페에서 월 2만9900원에 199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원없이 마실 수 있는 서비스도 판매중이다. 이와 같은 ‘넷플릭스 모델’은 헬스클럽과 병원 등 건강·의료 영역까지 퍼지고 있으며, 옷이나 화장품, 생활용품 분야는 물론 자동차까지 ‘정기배송 모델’이 되어 각광받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꼭 가져야만 하는가?’에 대한 소유경제의 대안으로 구독경제가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제한된 자원과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얘기다. 이처럼 구독경제가 점차 확산하는 이유는 소비자 성향의 변화 때문인데, 구독경제의 주 소비 계층인 2030 세대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경향으로 시간 절약과 경제적 효용의 소비를 선호한다. 내가 쓰고 싶을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이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젠 ‘소유’와 ‘공유’의 시대를 넘어 ‘접속’과 ‘이용’의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번달에는 무엇을 구독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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