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물개’ 박태환 세계 수영 중심에 ‘우뚝!’
‘신세대 물개’ 박태환 세계 수영 중심에 ‘우뚝!’
  • 【뉴시스】
  • 승인 2007.03.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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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물개’ 박태환(18·경기고)의 세계무대 정상 등극은 시간상으론 짧았지만 난관도 적지 않았다.
처음 수영에 입문하게 된 이유가 선천적인 천식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지만 물은 박태환에게 고질적인 사마귀를 심어놓아 그를 괴롭혔다.
사마귀 때문에 수술을 세번이나 했지만 완치가 안됐다. 항상 물속에 있다 보니 자꾸 상처가 덧났던 것이다. 쉴새 없이 밀려드는 스케줄에 밀려 수술을 못해 어머니 유성미씨가 면도칼을 들고 사마귀를 도려내야 했다.
사마귀가 신체적 고통이었다면 지난 2004년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첫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의 호된 신고식은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줬다.
긴장한 탓에 박태환은 그만 출발신호를 어겨 실격패하고 말아 물 한번 제대로 헤쳐보지 못하고 짐을 싸야했다. 경험부족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오랜 스승인 노민상(51) 대한수영연맹 경영 대표팀 감독과의 뜻하지 않은 결별도 큰 부담이 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10년간 박태환을 지도했던 노 감독과 떨어지면서 한때 체중이 급감하는 등, 마음 고생이 컸다. 그러나 이런 고난들은 지금 박태환의 세계정상 등극을 위한 성장통으로 기억될 뿐이다.
박태환은 항상 라이벌들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했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스스로 최대 라이벌로 손꼽았던 중국의 장린을 물리친데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대회 이 종목 우승자인 그랜트 해켓(호주)을 3위로 밀어냈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들을 이겨내기 힘든 상대들로 여겼지만 박태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상을 정복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를 차리듯 라이벌들을 하나씩 제쳐나갔다.
출발선에 선 눈매는 나이답지 않게 다부지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영락 없이 18세 소년에 불과하다.
도하아시안게임에 이어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 경기장까지 찾아온 아버지 박인호(56)씨와 어머니 유성미(50)씨, 누나 박인미(25)씨는 박태환의 가장 큰 팬이자, 든든한 후원자다.
초밥을 좋아해 앉은 자리에서 100개를 먹을 수도 있다는 이 소년은 미니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를 즐겨하는 평범한 삶도 갖고 있다.
박태환은 이번 세계대회에서의 호성적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해맑은 미소와 치열한 도전정신을 지닌 이 소년의 앞날에는 벌써부터 금빛 물결이 출렁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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