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FTA 협상시한 연장 입장 제각각
정치권, FTA 협상시한 연장 입장 제각각
“끝까지 지켜보자” vs “굴욕적 협상 중단”
  • 박남주 기자
  • 승인 2007.04.0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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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한미FTA 협상시한이 연장된데 대해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과 굴욕적 협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며 끝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인 반면 나머지 대부분의 정파는 굴욕적 협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협상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총론적 합의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농업과 자동차 분야의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은 분야에서도 협상단은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도 “지금은 큰 목소리보다 정확한 논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켜보자는 입장을 견지했다.
정 의장은 “협상은 남은 1%가 더 중요한 때가 많다”면서 “지금은 차분하고 냉철한 분석, 토론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미국은 세계시장에 뻗어나갈 수 있는 동력이 있는 큰 국가”라며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매운 협상을 했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고 철저한 협상을 당부했다.
민생정치모임의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은 “세계 경제체제의 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개방은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며 “협상이 최종 타결된 뒤 찬찬히 살펴 국회비준 동의과정에서 찬성할 지 반대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그러나 “협상의 전략과 기류에 있어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며 FTA 협상 태도와 내용,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미FTA협상은 국내 경제는 물론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회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국익에 부합하는 지를 따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가동되고 있는 한미FTA특위 만으로는 부족하고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통해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협상단은 이런 상황을 인식해 남아 있는 협상에서 우리가 지킬 것은 지켜 나가면서 최대한 얻어내는 협상을 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렇게 굴욕적인 협상을 할 바에야 차라리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게 옳다”며 협상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1년 이상을 협의하고도 타결하지 못했는데 하루 이틀 연장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며 “당장 협상중단을 선언하고 국민들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야야 할 순간”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용단을 촉구했다.
천정배 의원을 포함한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은 “협상시한 연장은 한국측 협상단을 인질로 48시간 추가 감금한 채 더 뜯어내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며 즉각 협상결렬을 선언하라고 다그쳤다.
민생정치모임은 특히 “국정조사권을 발동해서라도 전모를 밝혀내고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협상연장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이자 타결을 위한 타결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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