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후회와 감사하는 마음
[제 언] 후회와 감사하는 마음
  • 대전보호관찰소 보호관찰관 김 용 장
  • 승인 2009.03.04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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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랜만입니다. 감사했습니다.”로 시작되는 한통의 편지를 보여주며 약간은 상기된 표정으로 쑥스러워하는 Y주임을 보며 몇 갈래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나쁜 일을 하고도 모른체하는 사람, 나쁜 일을 하고서 후회하는 사람, 전자와 같은 사람은 그리 흔치 않고 대부분의 범죄인은 후자 들일 것으로 믿어진다. 그리고 후회하는 마음이 굳어지고 마음속 깊이 새겨지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며 그 사람에 대해 장래를 믿어보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범죄예방이나 재범을 방지하는 보호관찰관으로서 나만 느끼는 것일까?
Y주임이 보여준 편지에는 보호관찰을 받은 적이 있는 대상자였다가 현재는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지난번 보호관찰을 받을 때 보호관찰담당이셨던 선생님의 여러 가지 지적이나 호된 꾸중을 듣기도 하며 관찰기간을 넘겼음에도 다시금 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들어오게 되어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 그리고 그때 호된 질책과 꾸중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회돌아 치며 이제 다시는 어두운 길을 가지 않으리라 마음을 다잡고 있다는 요지였다.
사람이 죄를 짓고 여러 가지 변명을 하고 합리화시키기도 하며 습관화되는 것이 가장 두렵지 그것을 기회로 반성하고 다시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아름답고 귀하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그렇게 지난 일을 되짚으며 보호관찰담당자를 떠올리면서 후회와 감사한 마음을 적어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장래에 밝은 길을 걸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를 지도하여 한통의 소중한 편지를 받은 Y주임이 부럽기까지 하였다.
Y주임과 같이 내가, 우리 이웃들이 나쁜 일을 저지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영향을 미쳐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시킬 수 있다면 더욱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그리 먼 곳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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