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감투 박사학위 경계해야
[데스크칼럼] 감투 박사학위 경계해야
  • 김수환 부장
  • 승인 2007.04.30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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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를 위조하거나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외국의 가짜 대학이나 저급한 대학에서 엉터리 학위를 받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적발된다.
박사란 학문을 연구하는 자이다. 즉 연구와 발표에 매진하며 후학들을 학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박사가 된다는 것은 특정 학문분야에서 자신의 학문적 이론이 확립되어 독자적인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의미다.
특히 학위는 일정 수준의 학술상 능력이나 성과에 대해 대학이 수여하는 칭호를 말하며 엄격한 법 규정에 의해 수여된다. 학위의 종류도 학사, 석사, 박사, 명예박사 등 4종으로 명문화돼 있다. 학위를 받은 사람은 교육부에 등록을 해야 한다. 또 박사,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은 학위의 명칭을 사용할 때 수여한 대학 이름을 표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가짜 박사란 일반적으로는 무인가 학교에서 학위를 받았거나 학위논문을 쓰지 않고 박사학위를 받은 자들을 일컫는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경계해야 할 대상은 학문 활동과 무관한 감투 박사이다. 학자로서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박사학위를 주고받는 것은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감투 박사나 가짜 박사학위마저도 그토록 받고 싶어 하는 까닭은 박사가 명예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사학위를 주고받는 배경에는 돈과 힘이 도사리고 있으며 그것은 무서운 누룩이다. 돈이 있으면 명예를 살 수 있다는 잘못된 논리가 성립되고 그것을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로 삼겠다는 심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학문연구 능력이 없는 박사학위가 난무하게 된 것은 결국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일부 학문과 무관한 감투 박사학위를 미끼로 시민들을 유혹하려 하고 있다.
이제는 학문연구와 무관한 박사학위를 미끼로 삼아 잘못된 명예심을 부추기며 시민들을 끌어 모아 가짜 박사학위를 양산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
현지 수료과정 없이 형식적인 행위로 네팔의 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취득한 엉터리 박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위주 풍토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박힌 학력위주 풍토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 또 다른 가짜 학위 사건의 추가 발생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 있을 것이다.
또 학문연구 능력이 없는 감투 박사학위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것이 자신에게 약간의 명예가 된다고 오해할지 모르지만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 가짜 박사학위를 가진 시민들이 있다면 그것을 반납할 수 있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나아가 가짜 박사가 사라진 자리에 학문적 연구와 무관한 감투 박사가 그 자리를 채우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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