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명품
[기자수첩] 명품
  • 고일용 기자
  • 승인 2007.04.30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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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요즘 20~30대 젊은이들은 내일을 위한 저축보다는 현재에 대한 투자에 더욱 비중을 둔다는 것은 최근의 통계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또 명품시장에서 경제적인 자리를 잡아나가야 할 시점인 20대가 최대 고객층이라는 데서도 알 수 있으며, 명품 중고품도 불티나게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명품을 구입한다면 개인의 취향 문제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분수를 넘어서는 구매와 굳이 명품을 고집하는 목적과 의도는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명품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돋보이기를 원하지만 개성과 다양성이 크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라면 유별나게 튀어 보이는 것보다는 남들과 같으면서도 대신 고가의 물건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제품이 정말 품질과 기능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단지 위와 같은 이유에서 ‘명품’으로 불리고 또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것은 분명 올바르지 않은 현상이다.
여기서 명품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전에서는 ‘명품’을 뛰어난 물건, 이름난 상품 정도로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뛰어난 것인가. 현실적 의미로 해석하자면 아마 ‘가격’이 아닐까.
하지만 명품에 대한 정의를 ‘유익하게 뛰어난 물건’으로 하고 지금 의미의 명품을 ‘고가품’으로 바꿔 불렀으면 한다.
단지 표현을 바꾸자는 취지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익하게라는 의미에도 ‘무엇이 유익한 것인가’라고 되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유익은 상품의 이미지와 상징적인 가치보다는 상품의 순수한 특성과 목적에 부합하면서 인체에 친화적인 것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명품이 아닐까 한다. 명품이 그 사람의 존재적 가치를 포장해 주는 것보다 진정한 명품이 더욱 고귀하게 통용되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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