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범여권 대통합 비판 ‘암운’
盧대통령, 범여권 대통합 비판 ‘암운’
문학진 “람보…직위 이용한 반칙행위”
  • 박남주 기자
  • 승인 2007.05.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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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들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전방위적 비판을 놓고 열린우리당내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리면서, 그렇잖아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대통합 작업에 암운(暗雲)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당내 일각에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특정 정파나 후보를 지원키 위한 고도의 계산된 전략인 것으로 보고, 격앙된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일 개최된 열린우리당 통합추진위원 회의에서도 노 대통령의 대선주자 비판 발언을 놓고 격론이 오갔다.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문학진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을 보고 영화 ‘람보’의 주인공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밀림에서 기관총을 어깨에 메고 전방위로 기관총을 난사하는 모습이 즉각 연상됐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를 “대통령 직위를 이용한 심대한 반칙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당적도 없는 대통령이 대통합 결의에 정면 위배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총장의 ‘중도 하차’ 직전에도 대통령의 강한 비판이 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대통령이 일정표를 갖고 단계마다 강력 발언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기치를 고스란히 사수해 가면서 ‘입맛’과 ‘노선’에 맞는 후보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련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 의원은 이를 놓고 “논에서 피를 하나하나 뽑아내는 작업”이라고 빗대면서 “정치권에서는 다음에 피처럼 뽑혀나갈 주자가 누구냐를 놓고 얘기가 많다”고도 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대통령 발언의 후폭풍이 통합 작업에 미칠 영향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합신당 추진에 범여권 각 정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사실상 지도부의 ‘제3지대 창당론’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통합신당모임이 오는 7일 ‘독자 신당’ 창당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추가 영입에 나서고 있는데다, 민주당도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세력간 통합’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당 내부에서도 정동영, 김근태 두 전직 의장이 ‘4·25 재보선’ 이후 각각 ‘5월 빅뱅론’과 ‘당 해체론’을 들고 나오며 독자적 행보를 예고하고 있어, ‘내우외환’에 빠진 열린우리당의 고민만 갈수록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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