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9개 구단 감독들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삼성홀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5일 앞으로 다가온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두 사령탑의 신경전은 선 감독으로부터 촉발됐다. 선 감독은 다크호스를 묻는 공통 질문에 거리낌없이 한화를 지목했다.
앞서 7명의 감독들이 NC 다이노스를 꼽았던 것과는 달리 선 감독은 ‘스승’ 김 감독이 지휘하는 한화의 전력을 높게 평가했다.
물론 선 감독의 호평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시즌 42승1무85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이용규, 정근우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외국인 선수 농사 역시 예년에 비해 성공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가 감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
선 감독의 발언을 들은 김 감독은 제자의 예기치 못한 도발(?)에 당황한 듯 팔짱을 낀 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김 감독이 쉽게 물러날 리 없었다.
곧바로 마이크를 건네받은 김 감독은 “나는 작년에 KIA와 삼성의 우승 경쟁을 예상했는데 KIA의 부상 선수가 많아 성적은 좋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아마 KIA가 우승후보가 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새 구장에 입성해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치 않은 선 감독은 스승의 칭찬에 어쩔 줄 몰라했고 팬들은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 감독의 마음은 한 여대생의 질문을 통해 하나로 통했다. 여대생 방청객으로부터 “중학생이 야구 선수인데 어떤 조언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두 감독은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며 사이좋게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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