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등골 빼먹는 할인전쟁
[데스크 칼럼]등골 빼먹는 할인전쟁
  • 박희석 부국장
  • 승인 2010.01.21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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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통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들여다 보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이른바 대형마트들의 가격경쟁이 가시화 된 것인대 이로인해 동네상권과 그동안의 어렵게 유지된 유통질서가 깡그리 무너질 기세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대형유통점들은 지역상권을 점령하기 위해 대규모 물량공세를 통해 사실상 전국의 상권을 유린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모자라 대형유통점들은 이른바 직영점(SSM)을 만들어 저가격을 내세워 동네상권을 유린하려다 이들의 저항으로 주춤하자 이번에 직영점 대신 가맹점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유통구조에 관한한 제대로 된 방어막을 갖고있지 못한 것으로 정부의 효율적인 관리체제가 무너졌음을 뜻한다.
이때문에 작게는 지역상권이 무너지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현실로부터 크게는 다국적기업을 앞세운 외국계유통점의 무차별 확산과 국내 유통점들의 경쟁구조 악화로 인한 피폐를 가져올 것이 심히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유통구조의 파괴가 얼마나 심각한 폐단을 가져올 것인지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것이라는 점때문에 지자체들 또한 민감하게 경계하는 사항이다.
중앙에 본부를 둔 대형유통업체들이 거둬들인 지역자금이 고스란히 중앙으로 흘러 들어 지역고갈과 악순환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 때문에 재래시장 등 자영업자들까지 동네상권이 몰락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런 대형유통업체가 이번엔 가격파괴를 선언하면서 혼란이 확대되고 있어 큰 문제다. 이는 국내외 대형업체들끼리의 피말리는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며 상권파괴가 가속도를 붙이며 피해를 급속도로 양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가격을 인하하는 문제의 경우 해당 대형유통사가 그동안 챙기던 마진을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를 믿는 사람은 그들 뿐이다.
소비자도 또 납품업체도 그들의 상술을 믿지 않는다. 이는 납품고리과정을 들여다 보면 새삼 들여다 볼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가격인하를 이유로 납품업자에게 강요하는 사례가 없다지만 이런 것들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당장 3월 재계약을 앞둔 납품업자들은 말 그대로 알아서 기어야하는 그런 형국이다.
결국 최저단가에 그나마 손해를 보면서까지 납품을 해야한다는 강압적인 분위기라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이같은 유통구조의 혼란의 가장 큰 책임자는 누구인가. 바로 정부다.
정부는 지금까지도 이런 직영점 하나 제대로 규제나 조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편법처럼 보이는 가맹점 또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결국은 보다못한 동네상권들과 자영업자들이 나서서 법적인 투쟁을 하는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니 이런 사정이 참으로 딱하기만 하다.
앞으로 더욱 개방될 시장개방이 확산되면 그때는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는 생각할 것도 없다.
대형유통점들의 가격경쟁은 이때문에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정부의 대안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발표하지 않는 것인지 발표조차 못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로만 떠들어 대는 우리 정부가 이제라도 작은 일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악화를 통해 등골 빼먹는다는 소리를 듣는 우를 범치 말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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