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전 의장 ‘대선불출마’ 선언
김근태 전 의장 ‘대선불출마’ 선언
  • 김인철 기자
  • 승인 2007.06.12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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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주자들 ‘대통합 전력’ 화답
세력간 통합·경선 틀·투 트랙 탄력
정동영 “결단 존경”·손학규 “안타깝다”

범여권의 대선주자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이 12일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루는 밀알이 되기 위해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중단하고 대통합을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이어 범여권 주자군 가운에 세번째이지만 열린우리당의 양대 주주였다는 그의 정치적 비중을 감안하면 범여권에 미칠 파급력은 이전관 비할 바가 아니다.
측근들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오랫동안 거취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으며 전날 오후 불출마와 탈당 등 자신의 거취와 관련 기득권 포기와 대통합을 위한 밀알이 되기로 최종적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밤엔 지지자들이 김 전 의장의 집 앞에 모여 불출마 결심을 철회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이 결국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심지어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총선도 의미가 없다”고 밝히면서 경우에 따라 내년 총선까지 포기할 수 있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서면서 그의 결단이 흩어질 범여권을 하나로 묶을 기폭제가 될 지 주목된다.
김 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출마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6월 항쟁이 있던 해인 20년 전의 대선상황을 떠올렸다. “민주세력이 분열하고 양김이 분열해 있던 87년 대선 당시 대통령 선거를 교도소에서 맞았는데 교도관에게 투표결과를 물으니 몰라서 묻느냐고 하더라”는 것.
김 전 의장은 “그 상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2007년이 87년의 재판(再版)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세력간 통합과 경선의 틀이라는 투 트랙의 대통합 추진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고민의 출발은 구도를 바꿔 후보단일화 구도가 마련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김 전 의장은 향후 제 정치세력의 통합과 후보들을 모아 합의를 하는 투 트랙에서 고민할 수 있는 일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출마란 배수진을 친 상태에서 세력간 통합과 후보간 연석회의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향후 그의 발언에는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특히 범여권 진영에선 기득권을 포기한 김근태 전 의장의 말이 곧 법이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김 전 의장이 기득권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도덕적 권위를 갖게 됐다”며 “통합에 관한 한 그는 법이자 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명숙, 정동영, 천정배, 김혁규, 이해찬 전 총리 등 5명의 당내 주자와 손학규 전 지사, 문국현 사장 등 2명의 외부 주자에게 국민경선의 장에서 경쟁할 것을 촉구했다.
대선주자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통합의 정치로 승화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안타깝고 존경스러운 결단이며 저도 그 마음과 똑같다”고 불출마 선언에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저대로의 몫을 다하고 헌신을 모아내면 결국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은 “김 전 의장의 얘기처럼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며 “광야로 나온 김 전 의장과 함께 대통합 작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훌륭한 자산을 펼치지 못하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면서 “그의 결단이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의 새로운 정치를 이뤄가는 큰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제 김 전 의장의 선언과 제안에 대해 대선주자들과 제 정치세력이 답해야 할 차례”라고 밝히고 “김 전 의장이 거명하신 분들은 한시라도 빨리 결단하고 답해야 한다”며 후보와, 제 정파를 상대로 대통합 대열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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