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내 갈등 미봉합‘합종연횡’ 우려
여야, 당내 갈등 미봉합‘합종연횡’ 우려
각 당 연찬회 후폭풍… 수신제가 해법찾기 ‘골몰’
  • 서울 = 김인철·이규복 기자
  • 승인 2010.09.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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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용석 민주당 강성종 선진당 이상민 … 탈당 초읽기

최근 들어 여의도 정가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존에도 당내에 주류파와 비주류 또는 소장파 등이 존재해 왔으나 어디까지나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반론과 주장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여야의 당내 분위기는 비주류 또는 소장파가 주류의 기조에 반기를 드는 경우는 허다하고 간혹 여론을 등에 업고 당론을 바꾸는 일까지 종종 보인다.
이렇다보니 여야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당내에서의 주류와 비주류가 생성하는 이슈가 더 흥미롭게 다가올 때가 많다.
여야는 이런 당내 분위기를 쇄신하고 화합을 이루기 위해 당내 국회의원과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연찬회와 워크숍을 기대했으나 속내를 보면 갈등을 잠시 미봉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극한 대립을 이뤘던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이 ‘러브샷’을 하며 화해의 분위기를 보여줬지만 둘 사이의 갈등이 끝났다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여기에 지난 인사청문회의 비리인사들에 대한 처리를 놓고도 당내 의견이 갈리며 당론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남경필 의원 등의 불법사찰 의혹과 이상득 의원의 행보, 강용석 의원의 탈당 문제 등 당내 갈등요소는 아직도 산재해 있는 셈이다. 특히 당내 윤리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재심의를 주장하던 강용석 의원이 1일 정기국회 개원에 앞서 탈당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나라당이 의총을 열지 않았다.
민주당 역시 갈등요인을 안고 있기는 매한가지이다. 6·2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 7·28재보선 공천을 놓고 많은 갈등을 양산한 민주당은 아직까지도 당시의 불화를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최근엔 전당대회를 앞두고 매일 아침 지역 당원들이 대표실을 방문해 항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공천에 결정적인 프리미엄이 될 지역위원장 선발이 각 계파 간 나눠먹기로 취지가 변질됐다고 비판중이다.
특히 계파간 힘겨루기와 나눠먹기식 선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선정 결과가 불과 며칠 만에 뒤집히거나 보류되는 등 파행이 빚어지고 있어 각 지역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 동작을 지역구가 대표적인 경우로, 이곳은 지난 대선 때 정동영 후보의 정책특보였던 박병영 씨가 선정됐다가 이틀 만에 정세균 전 대표 측근인 허동준 부대변인으로 바뀌는 헤프닝이 연출되며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이 지역은 지난 6ㆍ2지방선거때도 공천문제로 계파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해당 지역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었다. 이런 와중에 한나라당이 국회 개원과 동시에 강성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거론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을 놓고도 고심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자유선진당 역시 당내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최한 연찬회에 이상민 의원과 이영애 의원이 끝내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그동안 제기됐던 탈당설이 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회창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공석 중인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낙성 전 사무총장을 지명하고 선출직 최고위원에는 류근찬 전 원내대표를 추천하는 한편, 당 윤리위원회 이상민 위원장을 해임하고 당 최고위원인 이진삼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일각에서는 징계위원회를 만들어 이상민 의원은 물론 이영애 의원도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한편으론 그들에 대한 징계가 탈당으로 이어질 경우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마음 같아선 당무에 참여하지 않는 의원들을 징계하고 내쫓고 싶지만 그렇지 않아도 교섭단체가 되기 위해 최소 4명의 의원을 더 영입해야 하는 마당에 있는 자원마저 내칠 수는 없다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여야 모두 앞으로 한 걸음 더 전진해 정국을 주도하고 싶어하지만 정작 중요한 집안 단도리와 화합에는 아직까지 해법을 찾지 못해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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