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제3의 안견선생을 꿈꾸며
[기자수첩]제2·제3의 안견선생을 꿈꾸며
제3회 안견학생문학 공모전 및 백일장
  • 송낙인 본부장
  • 승인 2010.10.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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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장 출신으로서 세계적인 예술가였던 현동자 안견선생을 기리는 전국학생문학 공모전 및 백일장 심사에 임하면서 심사위원들은 시종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학교 급에 따른 특유의 문학적 상상력과 기발함이 돋보이는 창의성, 개성이 넘치고 참신함이 반짝이는 표현력 등 많은 작품이 수작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백일장의 경우 공모 작품에 비해 지정된 글제와 시간, 장소 등 어려웠던 점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제한적 요소들을 극복, 최선을 다한 흔적이 역력했다.
요즘 청소년들의 경우 글짓기를 회피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함에도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본문학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만큼 본 대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의 발전에 기대가 가져진다. 작품의 우열이나 평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어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 합리적인 사고와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데 대해 칭찬과 격려를 보내고 싶다.
어떠한 작품이든 장단점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아쉬운 점을 들자면 학교 급이 높아질수록 고학년일수록 창의성을 살리려는 노력보다는 형식에 치중하는 경향과 상투적인 어휘의 나열 등 진부한 느낌이 들었다.
구성이나 전개에 있어서도 주제에 대한 지나친 의식으로 자연스러운 감동에 의한 설득보다는 직설적인 표현이나 반복적인 주장 등 재치와 예술성의 발휘라는 문학의 멋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금년의 경우 예심을 거쳐 고심과 숙의 끝에 다음의 3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바람 부는 날」, 「돌담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맛난 만찬을 위하여」.
「바람 부는 날」의 경우 공모작으로서 서·태안 지역에 상상 이상의 물적·정신적 피해를 남겼던 태풍 ‘곤파스’를 「썩은 어금니」에 비유하여 그 참상과 상흔을 리얼하게 그린 작품이다. 비유의 발상이 개성적이고 창의적이며 시상의 전개에 있어서도 감정의 기복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안정적인 느낌과 절제미가 돋보인다. 시어의 선택 및 표현력 등 언어를 다루는 능력 또한 능숙하고 정교하여 심사위원 모두로부터 높은 배점을 받았다.
「돌담 이야기」의 경우 동심의 맑은 눈과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세계를 참신하고 정갈하게 그리고 있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동심의 세계로 끌어 들여 내면화함으로써 학생들 세계의 순수함과 친근함, 창의성이 돋보인다. 시어의 선택이나 시상의 전개에 이어서도 필요한 언어만을 엄선, 정제미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만난 만찬을 위하여」의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의 백일장 작품이다. 당일의 글제가 ‘쌀은 생명의 근원이다’로서, 글제 자체가 명시적으로 주어짐으로써 주제의 설정이나 전개방식에 있어, 그만큼 제한적 부담이 따랐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속에서도 쌀밥이 주식으로서의 권위와 명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데 대한 아쉬움을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실례를 통한 주제의 비유적 표현은 호소력과 함께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금상을 비롯하여 수상자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수상권에 들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참가한다는 것만으로도 문학을 사랑하는 것이다.
본 대회를 통해 제2, 제3의 안견선생의 후예들이 배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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