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22월드컵’ 유치 하나?
韓,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22월드컵’ 유치 하나?
‘50% 가능성’ 내일 취리히서 발표… 연평도 도발 마이너스 요소로
  • 【뉴시스】
  • 승인 2010.11.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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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한국이 20년 만에 다시 세계인의 축구 축제를 개최할 수 있을까?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가 2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발표된다.
2018년 대회는 잉글랜드, 러시아와 공동개최를 원하는 스페인-포르투갈, 네덜란드-벨기에가 유치를 신청했고 한국은 미국, 호주, 일본, 카타르 등과 함께 2022년 대회 유치에 나선 상태다.
월드컵 개최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22명의 비밀투표로 정해지며 과반수 득표국가가 승리하게 된다.
1차 투표에서 개최국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과반수 득표국이 나올 때까지 최소 득표 국가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재투표가 이뤄진다.
FIFA 집행위원은 24명이었지만, 레이널드 테마리(타히티), 아모스 아다무(나이지리아)가 로비스트로 위장한 영국 선데이타임스 취재진과의 접촉에서 뇌물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투표에서 배제돼 투표 인원은 22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전과는 달리 두 대회 개최국이 동시에 발표되는 점도 특이하다.
현재까지 정황으로 볼 때, 한국의 월드컵 유치 가능성은 50%다.
지난 2002년 일본과 함께 월드컵을 공동개최했던 한국은 당시 구축한 인프라와 국내의 높은 축구열기, 북한에서의 본선 경기 분산개최 등을 통한 남북화합 및 동북아 평화 기여를 기치로 유치전을 펼쳤다.
한국이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해외 홍보에 집중하는 바람에 유치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했으나, 최근 발표된 FIFA 실사단 보고서에서 한국이 높은 점수를 받아 유치 가능성은 한껏 오른 상황이다.
FIFA는 월드컵 개최를 향한 한국 정부의 열의와 대회 성공개최 및 수익 보증을 약속한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2002년 월드컵 개최 당시 지었던 10개의 경기장 역시 증축 또는 개축이 이뤄진다면 2022년 대회를 충분히 치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2022월드컵대회유치위원회(위원장 한승주·이하 유치위)가 7억7700만 달러(약 8803억원) 규모의 ‘세계축구기금(Global Football Fund)’ 조성을 통해 각 대륙별 축구사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FIFA에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정몽준 FIFA 부회장은 그동안 각국을 돌며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호소해왔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월 취리히의 FIFA본부를 직접 방문해 제프 블래터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달 8일 방한해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해 유치위를 한껏 고무시키기도 했다.
경쟁국인 미국은 훌륭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정부 보증이 미흡한 것이 흠으로 제기됐고, 호주는 교통 및 숙박시설이 미비해 다른 경쟁국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정부 보증이 약한데다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에 전력투구하는 점, 카타르는 첨단 냉방시설 구축 약속에도 불구하고 평균 45도에 달하는 무더운 기후가 악재로 꼽히고 있다.
유치위는 “한국은 1차 투표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결국은 미국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 같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유치 가능성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뒤따르고 있다.
지난달 23일 발생한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민간인까지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져 해외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쟁,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의 유명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한국의 월드컵 유치 가능성을 40대1로 낮게 전망하면서 미국 또는 카타르가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치위는 현재 선발대와 본진이 모두 취리히 현지에 도착해 막판 득표전을 펼치고 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마친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 발레리나 강수진(43)도 힘을 보태고자 취리히에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은 1일 스위스 취리히 메세에서 열리는 월드컵 유치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서게 된다.
김황식 국무총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29) 등이 발표자로 나서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호소할 계획이다.
2022년 투표는 2018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치 경쟁국들은 집행위원들의 표심잡기에 전방위 노력을 기울였다. 2018·2022년 월드컵 유치를 원하는 국가 간의 이합집산(離合集散)도 이뤄졌다는 관측이다.
이번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든 9개국 중 해당국 집행위원이 없는 나라는 호주가 유일하다.
유치 경쟁국들은 서로에게 표를 던져주는 전략적 합의로 월드컵 유치를 노리고 있다.
한국은 정 부회장의 1표를 이미 확보한 가운데 아시아 소속인 모하메드 빈 함맘(카타르), 오구라 준지(일본) 집행위원이 자국에 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태국(워라위 마쿠디)의 표심을 잡는데 주력했다.
또 미국에 몰표를 줄 것을 보이는 북중미와 남미(이상 6표)에 비해 유럽(9표)에 공을 들였다.
아프리카(3표)는 지난 2002년 대회 당시에도 정 부회장과의 우호적인 관계 속에 한국을 지지한 바 있어 이번에도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상대로 한국이 아시아에서 2표를 가져가고 아프리카의 3표를 등에 업은 뒤, 유럽에서 5표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나머지 지역에서 이탈표 등이 나온다면 한국은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투표를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FIFA 집행위원들의 추문이 계속 제기 돼 투표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를 비롯해 독일, 스위스 현지 언론들은 30일 “히카르두 테셰이라(브라질), 니콜라스 레오스(파라과이), 이사 하야투(카메룬)가 FIFA의 마케팅대행사였던 ISL(2007년 파산)로부터 1989년부터 10년간 부당한 방법으로 배당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도가 해당 집행위원의 투표 참가에 직접적인 제약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테마리-아다무 사태로 비난을 받은 FIFA 집행위원들의 투표가 공정성과 정통성을 담을 수 있을지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오세아니아 소속인 테마리가 투표에서 배제되면서 모든 대륙 연맹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이 요지다. 이에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은 FIFA에 투표권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스위스 본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의혹이 풀릴 때까지 투표를 연기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이번 선거가 끝나더라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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