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최고의 영화 촬영지 ‘한남대 선교사촌’ 추천 화제
대전시 최고의 영화 촬영지 ‘한남대 선교사촌’ 추천 화제
52종 조류 서식하는 생태숲·동 서양건축 조화… 영화계·지역사회 관심 급상승
  • 박해용 기자
  • 승인 2011.01.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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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 선교사촌 전경.
대전시가 최근 영화 촬영지 홍보를 위해 영화, 드라마 제작자 등에게 첫 번째 포토레터를 발송하면서 ‘한남대 선교사촌’을 추천 로케이션으로 제안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남대 선교사촌에 대해 영화계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남대 선교사촌은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캠퍼스 내에 있는 선교사촌은 종교적, 건축학적,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으로 52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생태숲에 서양건축과 동양건축의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은 1950년대 대전을 비롯한 충남 지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이 거주하기 위해 1955∼1958년에 건축한 선교사 사택들이 군락을 이뤘던 마을로 ‘오정골 선교사촌’으로 불렸다.
오래 전에 침례교신학대학의 소유로 넘어가고 그 후 신학대학이 유성으로 이전하면서 건설회사에 매각돼 건물과 수령 40년이 넘던 고목들이 모두 사라진 상태이다. 지금은 1만9834.7107m²(6000여평)에 달하는 선교사 주거지만 남아있다.
현재 한남대 선교사촌은 1955년에 지어진 ‘인돈 학술원’을 주축으로 7개 동의 건물이 하나의 마을처럼 구성돼 있다.
특히 ‘인돈 학술원’은 1950년대의 시대상을 담고 있다. 한남대 초대학장인 린튼(William Alderman Linton·한국명 인돈)의 부인이 직접 설계하고 한국인 목수가 시공한 것으로 건축사적으로 소중한 자료로 주목받아왔다. 붉은 벽돌에 한식 지붕을 올린 점이나 진입로가 현관으로 모인 점 등 서양식 건축에 한국 건축양식을 도입했다.
한남대는 선교사들이 떠난 후인 1994년 사택 일부에 인돈 선교사를 기념하는 인돈학술원을 개원해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건물 내에는 당시 선교사들의 생활도구와 각종 서적 편지 그림 도자기 등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어 사료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때 일부 토지를 매입한 건설회사는 9층 규모의 원룸 2개 동을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지역의 귀중한 자연·문화유산이 사라지는 데 대한 위기의식이 지역의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이곳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돼 갔다. 언론인 법조인 종교인 기업인 시민운동가 일반인 등 약 50여명의 지역인을 발기인으로 해 ‘오정골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약칭 오시모)이 1999년에 결성돼 ‘땅 1평 사기 운동’을 벌였다.
결국 한남대가 원룸 아파트 건설 부지를 매입, 오정골 선교사촌은 개발로 인한 멸실의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를 계기로 당시 최초(1955년)에 지어졌던 북측의 3개 동이 지난 2001년 6월 대전시로부터 문화재(문화재자료 제44호)로 지정돼 영구 보존되고 있으며 건축 문화의 해인 1999년에는 ‘좋은 건축물 40선’에 인돈학술원이 선정되기도 했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이번 영화 촬영지로 추천되면서 선교사촌의 역사성과 생태적, 건축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며 “선교사촌을 더욱 신경 써서 잘 보존하고 가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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