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칼럼] 울지마 톤즈.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충일칼럼] 울지마 톤즈.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황인자 자유선진당 최고위원
  • 승인 2011.02.17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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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한 사람의 삶이 온 세상을 조용히 울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오지 수단 남부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자신의 모든 삶을 바쳐 사랑을 심다가 암으로 생을 마감한 쫄리 신부님, 고 이태석 신부(1962-2010)의 이야기이다.
‘울지마 톤즈’. 영화는 톤즈 마을을 행진하는 청소년 브라스밴드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선두에 선 소년들은 환하게 웃고 있는 한 남자의 사진을 들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크고 강인하고 용맹스러워 눈물을 가장 큰 수치로 여긴다는 딩카족.
아이들마저 어떠한 고통에도 울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커다란 눈망울에선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사랑해 당신을.
가난과 내전에 시달려온 톤즈 사람들은 헐벗고 굶주리고 다치고 병들은 자신들의 친구가 되어 의술과 예술을 베풀면서 같이 있어준 그를 쫄리 신부님이라고 불렀다.
밀려드는 환자들을 밤 새워 치료하고, 한센병자들을 찾아 신발을 신겨 주고, 배울 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브라스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길 8년.
그는 가난한 이들의 따뜻한 친구가 되어 열정적으로 살다가 검은 눈물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 마지막 길을 떠났다.
장래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사제가 되어 아프리카로 떠난 청년의사 이태석은 “신부가 아니어도 의술로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데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하필 아프리카까지 갔느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아름다운 삶의 향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프리카에서 평생을 바친 슈바이처 박사, 홀몸으로 10남매를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어머니. 이것이 내 마음을 움직인 아름다운 향기였다.”
정치권의 복지논쟁에 대해 그는 무어라 답할까.
“아홉을 가진 부자에게는 하나만 주면 열이 되지만 하나를 가진 가난한 이들에게는 아홉을 주어야 열이 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을까.
아홉을 주기 위해 그는 아버지, 의사, 선생님, 지휘자, 건축가, 전기기술자 등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배우고 다 바쳤다. 그만의 아름다운 향기를 만들어 메마른 톤즈의 삶에 희망과 변화의 자기장을 일으켰다.
학교와 군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영화의 단체상영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하니 국회에서도 단체상영하여 이 세상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그가 남긴 유일한 책의 제목처럼.
신부님이 떠난 지금 톤즈의 아이들 세 명이 한국에 유학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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