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숨막히는 원전복구, 중대고비
日 대지진 숨막히는 원전복구, 중대고비
‘보이지 않는 적’ 감마선과의 싸투
  • 공동취재
  • 승인 2011.03.2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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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의 외부 전력 복구작업이 완료지만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 냉각을 위한 물 투입이 집중된 3호기의 격납용기 내 압력이 상승, 다시 방사능 대량 방출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동북부 강진 7일째인 지난 17일 후쿠시마현 인근 바다에서 자위대 헬기가 다이이치 원전 냉각수로 사용할 바닷물을 퍼내고 있다.ⓒ [후쿠시마(일본) = AP/뉴시스]
부직포 방호복도 무용… 교대 작업
日정부, 이재민 지역별 집단이전 검토

마지막 선택으로 존원복구를 시도하는 일본이 원전 1·2호기의 보조전력을 연결해 원자로 냉각을 시작한 가운데 절대적인 고비를 가로막는 최고의 적인 감마선과의 싸움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관련기사 2·3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고가 발생한 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발전소의 2호기 부근에서는 지난 19일 이 회사 및 하청업체 직원 279명이 전력 공급을 위한 케이블 설치 작업에 전념했다.
이들은 2호기의 노심 용해에 따른 방사성물질 대량 유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이들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은 적과도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들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적은 바로 감마선.
감마선은 방사성 물질에서 전파처럼 방출되는 것이다. 종이나 얇은 종이는 그대로 투과하므로 방사성 물질을 만지지 않아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감마선도 아연이나 두꺼운 철판 등은 통과하지 못한다. 하지만 통상 작업원들이 입는 방호복은 합성수지계의 부직포로 만들었다.
금속제의 경우 감마선 차단 효과는 크지만 작업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방호복으로는 감마선을 막지는 못하게 된다.
실제 일본의 상업원전이나 연구소 등에서는 합성수지계의 부직포로 만든 레인코트 형태의 방호복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가 적게 나가는데다 통기성이 좋아 작업하기가 쉽기 때문이지만 감마선 노출이라는 위험이 문제다.
아울러 이런 방호복은 소재가 얇아서 방호능력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호복의 목적은 떠다니는 방사성 물질이 몸에 부착되거나 방사성 가스의 흡입을 막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투과성이 높은 방사선은 막을 수가 없지만 일단 신체 오염을 막음으로써 위험을 최소한도로 억제하는 것이 방호복의 주된 목적이란 것이다.
실제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작업원들이 부직포로 된 방호복과 활성탄 필터가 부착된 방호 마스크로 무장한 채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또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배지 모양의 계측기를 달고 있었다.
원자로 건물로 다가갈수록 방사성물질의 양이 증가하는 만큼 오랜 시간 작업이 어렵다. 피폭량이 80밀리시버트를 넘는 순간 배지에서 경보가 울린다. 이에 따라 송전 케이블 설치에 참가한 작업원들은 20명이 한 팀을 이뤄 교대로 일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현재 피해지 인근의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는 이재민들을 피해지역 밖으로 집단이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도호쿠(東北)대지진으로 인한 이재민은 현재 38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이재민의 집단 이전을 검토하는 것은 이번 대지진이 쓰나미를 동반한 까닭에 주택, 도로, 학교 등 기반 시설이 파괴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재민을 가정별로 분산시키는 것보다 지역별로 함께 이동시키는 방안이 커뮤니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재민들을 수용소 별로 집단 이전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많은 지자체들이 이재민들을 수용할 의사를 밝히고 비어있는 공영주택의 이용 등 구체적인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오사카, 효고, 교토 등 7개 지자체를 아우르는 ‘간사이 광역연합’은 이재민을 수용할 피난소를 지역에 설치하기로 했으며 오키나와의 경우 현지사가 “수천명부터 수만명까지 이재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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