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도가니’ 소름끼치도록 닮았다
‘블라인드’·‘도가니’ 소름끼치도록 닮았다
적은 예산·탄탄한 배우·장애 소재 등 공통점 많아… 흥행 기대
  • 【뉴시스】
  • 승인 2011.09.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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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위) 도가니(아래).
지난 여름 극장가 다크호스였던 김하늘(33)·유승호(18) 주연 스릴러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와 올 가을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공유(32)·정유미(28) 주연의 사회 고발물 ‘도가니’(감독 황동혁)의 닮은꼴 행보가 흥미롭다.
먼저 순제작비가 ‘블라인드’ 27억원, ‘도가니’는 25억원으로 경쟁작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탄탄한 시나리오, 배우들의 호연, 짜임새 있는 연출을 바탕으로 웰메이드 수작으로 탄생했다. ‘블라인드’의 시나리오는 지난 2009년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주최한 ‘히트 바이 피치’에서 최고 인기 프로젝트상을 수상했으며 ‘도가니’의 시나리오는 작가 공지영(48) 씨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토대로 했다.
시사회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관객 평점이 ‘블라인드’ 9.29점, ‘도가니’는 9.63점에 달한 점도 돋보인다.
‘시각’(블라인드), ‘청각’(도가니) 등 장애인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다룬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하다.
더불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범죄가 대상은 다르지만 성범죄인 것, 영화 전반을 흐르는 다소 무겁고 음습한 분위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점 등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물론 ‘블라인드’는 허구인 반면 ‘도가니’는 광주의 모 청각장애아학교에서 교장, 행정실장, 교사 등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제 저지른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블라인드’ 역시 2006~2008년 경기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을 고급 승용차로 유인해 성폭행한 뒤 살해한 강호순(42) 사건, 경남 통영의 병원 장이 여성 환자 3명을 상대로 자행한 수면마취 성폭행 사건 등 사회에 충격을 던진 강력 사건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어 맥락은 다르지 않다.
안 감독은 블라인드에서 “엘리트주의, 지독한 이기심에 사로잡힌 기득권층이 어떤 나쁜 짓을 저질러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소시오패스가 됐을 때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절대악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비리 학원, 부패 경찰, 부조리한 법조삼륜(판사·검사·변호사)의 막강한 연결고리 앞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끝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영화만큼은 그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사적인 복수로라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블라인드’는 지난달 10일 개봉 이래 누적 관객 230만여 명을 기록 중이다. ‘도가니’는 그 동안 유료시사회에서 약 9만명을 모은 자신감으로 오는 22일 개봉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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