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조각 역사 보고서 발간
문화재청, 조각 역사 보고서 발간
전쟁물자 공출로 일제강점기 제작 청동상 거의 없어
  • 김일환 기자
  • 승인 2011.10.3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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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개화기 이후부터 1960년까지 우리나라 조각의 역사와 연표를 정리하고 순수미술 작품뿐 아니라 동상이나 기념물과 같은 공공조각 중 가치가 있는 작품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 근대 조각은 근대적 양식의 수용시기가 비교적 늦고, 사회적 수요 부족으로 작품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크기와 부피로 말미암은 보관 문제로 훼손과 망실이 많았다.
특히, 청동으로 만들어진 근대기 동상들은 일제강점기 전쟁물자로 공출 되면서 대부분 사라져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에 사진과 함께 설명이 포함된 유물은 기념조각 9건, 순수조각 21건, 종교조각 2건 등 전체 32건으로, 시대별로는 1930년대 3건, 1940년대 7건, 1950년대 19건, 1960년대는 3건이다. 근현대미술사학회에 용역(2011년 4~9월)을 의뢰해 발간한 이번 보고서 부록에는 대한제국기부터 1960년까지 조각품의 기초 조사결과 확인된 조각품 총 146점에 대한 목록도 첨부돼 있다.
유물들 중 윤승욱의 ‘피리부는 소녀’, 김경승의 ‘소년입상’, 권진규의 ‘기사’, 김정숙의 ‘누워있는 여인’, 오종욱의 ‘위증인’ 등은 시대마다 새로운 혁신과 실험을 모색해온 한국 조각의 과정을 보여준다.
종교조각과 관련해 김복진의 ‘금산사 미륵전 본존상’과 김세중의 ‘골롬바와 아그네스’는 신진 조각가들에 의해 불교 조각의 전통이 계승되는 측면과, 한국 근·현대 조각을 후원한 종교계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특히, 청동으로 만들어진 근대기 흉상과 동상들이 중요한 주제로 조사됐는데, 6·25전쟁 중 국난 극복의 의지로 진해에 세워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은 동상 개막을 축하하며 진해 군항제가 시작되기도 했다.
또한, 차근호의 ‘화랑상’, 김경승의 ‘충혼탑’과 김종영의 ‘전몰학도충혼탑의 청동 부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동상이 일제강점기 공출로 빼앗겨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매우 이른 시기에 부조판(흉판)으로 제작된 김복진의 ‘러들로우상’(1938)은 비교적 보존이 잘 돼 있다.
또한, 1935년 김복진이 제작한 것을 1950년 윤효중이 다시 제작한 김천중고등학교 ‘최송설당상’은 현재 남아 있는 것 중에서는 이른 시기의 동상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목록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요한 작품은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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