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정치권의 성과없는 방미 쇼를 보며
[확대경] 정치권의 성과없는 방미 쇼를 보며
  • 한내국 정치부장
  • 승인 2007.08.0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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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에 인질로 잡힌 우리 봉사단원들의 생환여부가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은 답답증에 우울증까지 겹쳐 한여름 열대야에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다.
이렇듯 답답증을 호소하는 국민이 늘고있는 것은 속터지는 정부의 대응책과 볼썽사나운 정치권의 반응이 한 몫을 보태고 있다.
한국정부의 대테러동맹군 파병과 파병연장 동의안을 가결시켰던 국회의원들은 사건해결에 노력하지 않고 있다가 두명의 목숨이 빼앗기고서야 부리나케 미국행을 했다.
이른바 5당 원내대표들이 미국을 방문해 석방노력을 호소해 보겠다는 것이다.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으로 멀고 먼 미국을 방문한 것인데 이를 두고 국민들의 비난과 지적이 적지않다.
일껏 당권싸움과 정권탈취를 위해 심취한 그들이 자신들의 결정으로 미국의 대테러전쟁 동맹국의 국민이 되어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랍된 국민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는 국회의원 한 명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인질 피랍사태의 발생은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점령, 그리고 이에 동조한 한국 정부의 파병정책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결자해지, 파병정책을 결의함으로써 국민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국회의원들이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국민들은 이번에 바랬지만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고작 몇번의 성명과 소득없는 미국행으로 일관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5당 원내대표들로 요란스럽게 떠난 미국 방문은 ‘내 손자가 잡혔어도 탈레반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지금 필요한 것은 한국군의 철군이 아니라 병력을 늘릴 때’라는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대한 오만한 원칙만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공개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데도 공당의 한 원내대표는 ‘창의적인 외교’라는 말을 들었다거나 ‘인질들이 무사히 대한민국 품에 안겨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하는데 초당적으로 노력했다’는 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때문에 정치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이제라도 국회가 생색내기와 정치적 공언의 남발이 아니라, 자국의 국민을 구할 수 있는 책임있는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적어도 양식이 있는 공당이라면 모두가 당을 초월해 한 뜻으로 국민의 바램에 귀 기울이고 나아가 중지를 모아 이 어려움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옳다.
인질로 억류돼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21명의 생환이 무사히 이루어질 것이지만 그러나 국민들은 지금과 같은 정치권의 모습을 결코 잊지않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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