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대학자율화 갈 길 멀어
[확대경] 대학자율화 갈 길 멀어
  • 차종일 기자
  • 승인 2007.08.1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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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서울시내 주요대학 총장들이 교육부에 기여입학, 본고사, 고교등급제 등 현 참여정부의 3불 정책을 폐지해 달라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3불 중 하나인 기여입학제를 허용하면 교육부의 주장대로 교육도 돈 있는 사람들의 자녀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이 되면서 교육을 통한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본고사를 부활시키면 과연 교육부의 주장대로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교육부의 주장은 세 가지 점에서 의문이 생긴다.
첫째, 본고사 시절의 사교육은 주로 영어, 수학 두 과목 뿐이다.
그러나 현재 사교육은 내신대비를 위해 전과목을 해야한다.
심지어 체육과 미술실기까지 하고 있으며 논술도 해야한다.
즉 사교육을 받아야 할 과목 숫자가 늘어난 만큼 사교육비도 오히려 증가하지 않을까?
둘째, 지필고사를 금지한 탓에 거꾸로 사교육비는 턱없이 올라간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청심국제중학의 경우이다.
지필고사가 금지된 탓에 1차 서류전형을 통해 4배수를 뽑는다.
서류전형을 통과하려면 토익/토플 시험을 쳐서 인증점수를 구비해야 하며 그러다보니 초등생들까지 토익/토플 열풍에 휘말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심층면접을 치루어야 한다.
그런데 심층면접의 기출문제를 보면 이런 문제가 나온다.
셋째, 본고사 시절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수재들이 학교 수업이라도 열심히 들으면서 혼자서 죽어라 공부하면 됐지만 지금은 그런 것마져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더 심각하다.
특목중/특목고를 가려면 토익,토플의 인증점수가 필요하다.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가르치는가? 대학별 논구술 문제는 단순히 책 많이 읽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가르치는가? 더구나 이런 과목들은 학생 혼자만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선발제도의 다양화는 다양한 사교육의 증가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본고사를 부활시키면 교육부의 주장대로 영어, 수학의 사교육비는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사교육비의 규모는 지금보다 최소한 1/2이상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현재로서는 3불 중의 하나인 본고사 부활을 전향적으로 검토 할 가능성이 1%도 없다.
지금까지 신주단지 처럼 모시고 붙들어온 기존의 정책을 바꾼다는 것은 관료집단의 성향상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황이 어떠하든 대학측과 관계당국간 끝이 보이지 않는 검증되지 않은 논리싸움으로 자녀교육에 힘든 학부모만 등꼴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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