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심 대표는 장막 뒤에 숨지 마라
[데스크 칼럼] 심 대표는 장막 뒤에 숨지 마라
  • 강재규 부국장
  • 승인 2007.08.16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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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가, 그것도 국민중심당을 잘 아는 인사들 중에서는 ‘당은 없고 류근찬 대변인만 있다’고 하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류근찬 의원은 현재 당 정책위의장 겸 대변인이다. 그는 언젠가 한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일당 백으로 싸우는 기분이다” 사연인 즉 당시만해도 아프간 인질사태가 터져나왔는가 하면 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방안 발표, 경기도 광주 주민소환 문제,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열린우리당과 민주신당 합당에 가짜 박사학위사건들, 게다가 지역의 우라늄 분실사건 등등 ‘호재’들이 줄줄이 터져 나오는 통에 이들을 일일이 대응하려니 입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푸념 아닌 푸념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국민중심당의 논평은 여의도 정치부 기자들이 받아써주건 안받아주건 사사건건 안빠지고 나온다.
솔직히 어떤 때는 미안(?)해서도 받아써주는 경우가 있다. 공당이라면 마땅히 국민적 관심을 갖고 대응한다 해서 전혀 흠이 안될 뿐 아니라 마땅히 옳다할 것이다.
문제는 중심당이 논평활동만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가에 가서는 ‘글쎄요’라는데 있다.
물론 여름 ‘비수기’인데다 휴가철까지 겹쳐 그럴 수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여야 타당들도 그러한가. 전혀 아니다. 잘 알다시피 한나라당은 오는 19일 당 대선출마 후보를 뽑는 경선일이고 이튿날이면 후보가 결정되는 중대한 시점이다. 한치 앞도 분간 할 수 없을 만큼 피의 공방을 거듭하다 못해 자칫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터져 나오는 지경이다.
범 여권 또한 온갖 이합집산에 15명이 넘는 주자들이 너도나도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키재기’에 시끄러울 지경아닌가.
우리 국민중심당도 제발 시끄러웠으면 싶다. 너무 조용하다. 국회 공보관실서 제공하는 제(諸)정당 주요 정치일정표가 있는데, 16일자도 역시 공란(空欄)이다.
도의회 집행부도 이 정도는 아니지 싶다. 고작 활동한다는 것이 지역행사 아니면 의원회관을 오가는 정도. 여기에 무슨 정책 투어라고 해서 얼마 전 행정복합도시 건설청 방문, 도청 이전지 방문 등 도지사행보 수준에 머물 뿐 역외(域外) 행보를 했다는 소리는 근자에 듣지를 못했다.
심 대표가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건지 여전히 아마추어 정치가 수준인지, 당 운영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추측만 낳고 있는 실정 아닌가.
여기에 얼마 전 심 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한나라당과의 연대시사 발언이라고 하는 중대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기분마저 잡쳤다.
만일 그의 발언이 단순 말 실수라면 대표의 천박스러움을 드러낸 것이고, 말실수 아닌 진심이라면 정말로 중대 문제다.
아예 지역정서니, 지역대변이니 하는 되지도 않는 말로 지역민 현혹하지 말고 당을 접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전투구하는 한나라당의 경선과정을 미화하고 추종하자는 것은 아니다.
나라와 민생은 내팽개치고, 국정운영은 혼돈에 빠뜨리고 제 밥 그릇 챙기는 정치세력들의 지역주의 호소를 예쁘게 봐주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과거 3김 시대로 회귀하자는 것 또한 더욱 아니다.
하지만 민주신당이니 범여 주자들은 DJ 문지방이 닳도록 찾고 훈수를 듣는데 반해 ‘이쪽’은 JP를 너무 일찍 버렸다.
JP는 다 잘못했을 지라도 충청 자긍심과 자존심만은 살렸었다. 다른 건 다 못했어도 정신적 지주는 됐었다. 산전 수전 다 넘기며 정치9단의 경지에 오른 JP에게서 한 수 배웠어도 이랬을까.
안 찾아도 너무 안 찾는 것은 아닌지. 예로부터 선왕(先王)의 훈수 중에 들을 건 듣는 게 아무래도 이롭지 않을 까 해서 하는 제안이다.
중심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 정진석 의원을 제외하고는, 당 대표를 포함해 4 의원 모두 초선이니 말이다.
당 혁신하고 대선 기획한다더니 곁불 쬘 생각부터 했던 건지, 연말에 될법한 집에 들어가 문간방이라도 얹혀 살겠다는 건지 알 길이 없다.
한나라쪽엔 이-박 양쪽에 수두룩한 원로 ‘공신’들이 줄서 있어 혹시나 ‘총리자리라도’하고 기대해선 답이 없다.
장막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나서 검증을 받아야 진정한 지역의 리더라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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