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寅鐵 칼럼] 최후에 웃는 자가 되려면
[金寅鐵 칼럼] 최후에 웃는 자가 되려면
  • 김인철 편집국장
  • 승인 2007.08.19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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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길고 긴 경선잔치가 끝났다. 두 차례의 대선 패배로 무수한 수모와 좌절을 딛고 드디어 오늘 전당대회를 통해 오는 12월 대선에 나설 대표선수를 온 당원과 대의원의 이름으로 선출하는 절차만 남겨둔 것이다.
장장 1년2개월여를 끌어 온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19일 투표를 끝으로 막을 내림에 따라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 또 패자는 어떤 길을 걸을 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남았다. 패자의 선택에 따라서는 당이 화합과 분열의 양 극단을 오갈 수 있고, 또 그 선택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본선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정권교체의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느냐, 아니면 또다시 대선패배의 전철을 밟는 수순으로 가느냐 하는 중대 갈림길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당내에선 경선 이후에 대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빅2’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당대표 가운데 누가 되든 결국 승자를 중심으로 당이 하나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서부터 패자가 경선결과에 불복하면서 당이 분열의 나락으로 빠져들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교차한다. 물론 이것은 치고 받는 과열 혼탁 경선양상을 보여오면서 진즉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패자가 일단 결과에 승복한 뒤 ‘후일’을 도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는 후보가 범여권의 검증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지지율이 급락할 경우에 터져 나올 수 있는 ‘후보교체론’과 맞물려 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경선결과 승복’을 수 차례 다짐했다. 설령 경선에서 지더라도 10년 정권교체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분루를 삼키고 한 알의 밀알이 될 용의가 있다는 점에서 인데 끝까지 그런 다짐이 지켜지길 기대하는 것은 모든 당원들과 당의 바람일 것이다.
승자와 패자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면 정권교체 가능성은 한층 높아짐은 물론이다. 당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패자가 경선결과에 불복할 경우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현행 선거법상 경선 출마자의 경우 탈당 후 대선에 독자 출마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즉각 분당 사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두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양분되면서 주류대 비주류가 대치하는 실질적 분열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부정적 전망의 밑바탕에는 경선과정에서 두 주자는 물론 양 캠프가 치유할 수 없을 정도의 사생결단식 공방을 벌인 터라 화학적 결합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 게다가 ‘누구 누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살생부’ 발언까지 공공연하게 나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경선승리자 또는 그 측근들이 교묘하게 반대파들을 상대로 ‘정치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경우 당의 화합은 그만큼 더 어려워 질 것이란 분석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후보 당사자보다는 그 참모들의 싸움이 도를 넘고, 생채기를 낸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범여 포함 대선주자간 지지도 대결에서 한나라당 소속 예비후보들이 선두권을 달린다고 해서 안심할 바는 아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누가 후보로 선출되든 본선에서의 최종 승리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범여 쪽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아직 하나도 안 나왔다. 그들은 아직 본선 무대를 위한 준비조차 덜 된 상태여서 그렇지 일단 본선에 들어서면 ‘싸움’엔 능한 사실을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목격한 바다.
그걸 안다면 한나라당으로선 당장 패자를 끌어 안아 당의 대화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적전분열을 막고 본선 직전에 제기될 수도 있는 후보교체론의 싹을 남기지않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한가지 잊지 말 것은, 범여권의 검증공세에 지금부터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주자 모두 이전투구식 검증공방 과정에서 너무나 큰 상처를 입었고, 범여권이 본선 무대에서 그 상처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이 뻔한 만큼 지금부터 대응논리를 철저히 개발해야 ‘중도낙마’하는 불행한 사태를 막야야 한다. 비로소 최후에 웃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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