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은 어미를 음식맛으로 기억한다”
“자식은 어미를 음식맛으로 기억한다”
윤석화, 25년 만에 스크린 컴백… 이 시대 어머니 상 그린다
  • 뉴시스
  • 승인 2012.04.09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전이요? 제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요. 전 아직 여리고 철도 없거든요. 단지 꿈을 꾸는 자는 절대로 절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고 있어요.”
배우 윤석화(56)가 25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다. 영화 ‘봄, 눈’에서 시한부 삶을 사는 어머니 ‘순옥’이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이 시대의 어머니상을 그린다.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의 힘이 절 감동시켰어요. 런던에 살고 있고 아이들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영화 촬영차 한국에 들어오기 힘들었거든요.” 오랜 고민 끝에 미국에 거주하는 언니에게 다섯살 딸과 아홉살 아들을 맡겼다.
극중 윤석화는 평범한 어머니다. 실생활에서는 “바빠서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일 뿐”이다. 35년 이상 윤석화는 배우, 연극연출자, 월간 ‘객석’ 편집인 등으로 활약해왔다.
“내가 느끼는 ‘어미’라는 단어는 참 위대한 이름인 것 같다.”는 윤석화는 “나는 전업주부가 아니다. 하지만 일하는 여성 중 살림을 잘하거나 아이들에게 헌신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전업주부 중 직무를 유기하는 사람도 많이 알고 있다. 직업 중에서 안정적이지 않은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이 있다. 하지만 잘 하려고 한다. 어느 어미나 죄의식과 미안함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마음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에 주로 일하려고 한다. 또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주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지금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어머니가 해주셨던 음식이 기억 난다. 나만의 음식을 해주려고 노력 중이다. 내 아이들이 다음에 내가 해준 음식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하루 여덟번 음식을 해준 적도 있다.”며 웃었다.
“일하면서도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 그런 면에서는 구식이다. 아이들에게 인스턴트 냉동만두를 주고 싶지 않아서 직접 다 빚는다. 가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프라이드 치킨, 피자 등을 먹인다.”
윤석화는 ‘봄, 눈’ 관련 일정을 마치고 영국 런던으로 바로 돌아간다. 보다 ‘윤석화스럽게’ 살기 위해서다.
“살면서 ‘~답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배우답다’, ‘엄마답다’는 말이 좋다. 집에서는 아내고 엄마다. 집에 있는 엄마가 배우처럼 굴면 안된다. 자신의 신념이 작은 것일지라도 지켜나가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나씩 자기 자리에서 자기 일을 잘하는 ‘~다운’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