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정치문화가 서글프다
[충일논단]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정치문화가 서글프다
  • 한내국 정치부장
  • 승인 2012.04.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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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당선자의 자격시비로 나라안이 온통 시끄러운 가운데 정치인의 근본은 국민을 위한 헌신인 만큼 양심적인 인사만이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19대 총선으로 당선된 새누리당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없는 사실을 일부러 만들어 당선자를 폄하나 모함하는 것이 아니라면 해당 당선자들이 책임있는 의혹해명에 나서야만 한다.
더구나 대선으로 향하는 준비단계라는 중요한 시기임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역시 이 문제를 책임있게 시비를 가려 국민앞에 고해야 한다.
새누리당 자체에서는 의석수가 줄고 여론이 악화되는 등 어려움도 늘고있어 고민이 적지않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정치철학이자 신념이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라는 점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인 바 이는 당 수장의 신념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국민들은 특히 이 두 후보에 대한 지적문제를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에 동의하고 있다. 당장 제수 성추행 의혹에 연루된 김형태 당선자의 경우 민감한 윤리문제라는 점에서 그렇고 논문표절을 넘어 대필의혹까지 받고있는 문대성 당선자 역시 대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수로서 고도의 윤리의식이 필요한 직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가족안에서의 성추행 문제 시비는 다분히 감정적인 문제로까지 보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앞서 구설수의 내용이 해서는 안 되는 매우 민감한 윤리문제라는 점에서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
때문에 해당당선자들은 자신의 결백이 사실이라면 빠른 시일에 이 문제를 스스로 국민들에게 밝혀야한다.
문대성 후보의 경우 나라안에서는 대학교수이면서 체육분야의 미래를 이끌어야 하는 젊은 교수라는 점 외에 국제적으로도 IOC가 직접 뽑는 선수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있는 미래의 재원이다.
그런 점에서 체육의 국제화를 위해 힘이 필요한 체육계의 바램처럼 문대성 당선자처럼 전도유망한 젊은 교수가 정치권에 나아가 체육계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고문적이다.
그러나 바램을 위해서는 그만한 자격이 충족되어야 한다. 모든 점에서 결격이 없어야 바른 리더십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 당선자가 자신이 혼자서 박사학위를 준비했다면 오히려 사안이 간단할 것이지만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을 보면 그 수준이 훨씬 심각하다.
동일계열 다른 교수가 포함돼 있고 논문의 구절을 변형이나 실험없이 옮겨쓰는 표절을 넘어 다른 3자가 대신 써주는 대필의혹까지 매우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물론 당사자가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었던 만큼 의원직을 강제로 포기시키는 법률조항은 없다.
그러나 하자가 있고 그 정도가 심가기한 수준이라면 소속 정당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논문의 표절문제는 시비가 가려지고 있고 소위원회가 설치돼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절차상 소위원회 활동이 1개월정도 진행되고 그곳에서 시비가 가려지지 않을 경우 다른 기구가 또 만들어져 한 달을 검증해 결과를 발표하는 등 앞으로도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2개월은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기다릴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이번 일로 당의 정체성에 상처라도 받게된다면 이는 매우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절차와 명분만 따지다가 국민의사는 소홀히 했다는 평가라도 나올 경우 그 책임에서 새누리당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등 정치적 상처가 적지않을 것은 자명하다.
탈당을 고려하다 돌연 이를 취소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이 책임있는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도 문제다.
더구나 김 당선자의 경우도 앞서 모 방송이 성추행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의 남성 음성과 김 당선자의 목소리가 거의 동일하다는 분석을 보도하고 나서야 당이 출당 조치를 취하기로 입장을 급선회해 ‘여론에 떠밀린 늑장 조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 당선자가 탈당 검토를 번복하며 아예 버티기에 들어간 것도 당이 “국민대 심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며 미온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당이 출당 조치를 주저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신속한 시비를 가려 사실여부를 국민에게 낱낱이 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 일을 두고 항간에는 서경의 오자지가(五子之歌)에 수록된 '만백성들은 우리를 원수라 하니, 우린 장차 누굴 의지할꼬.답답하고 섧도다, 이 마음, 낯이 뜨거워지고 부끄러워지누나.(萬姓仇予, 予將疇依. 鬱陶乎予心, 顔厚有.)라는 노랫말이 떠돌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들 당선자들에 대한 조치를 어떻게 하느냐는 새누리당이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이로 인해 국민불신이 커지는 것이라면 이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당으로서의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인 만큼 이후 돌아오는 국민적 불신의 부메랑도 결코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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