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승부조작과 스포츠정신
[충일논단] 승부조작과 스포츠정신
  • 고일용 부국장 편집국 경제행정팀
  • 승인 2012.08.02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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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으로 스포츠정신은 곧 스포츠를 존재하게 하는 유일한 근거다.
스포츠인들의 자존심이고 긍지이며 가장 고결하게 여기는 명예이면서 동시에 가장 강력한 존재가치이기도 하다.
더구나 올림픽에서 승부보작 사건이 발생해 지구촌 모두를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30번째로 맞은 올림픽은 세계전쟁이 일어났을때도 개최했던 유일한 세계인들의 꿈이자 희망이기도 했다.
전쟁을 일으킨 나치도 그런 열망 앞에서는 지구촌 모두의 바람을 꺾지 못한 것이다.
하물며 스포츠는 곧 지구인류의 존재가치 이상으로 인류역사 이래 가장 고귀하면서도 존엄한 상징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120년을 지속해 온 지구촌 스포츠 대전인 올림픽에서 유례없는 조작사건이 발생해 무려 8명의 선수들이 제명되면서 참가국들의 자존감을 구겼다.
그 안에는 중국과 한국, 인도가 포함돼 있다.
이 사건으로 당사국들은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희대의 이 사건은 져주기 시합을 하다 실격당한 한국선수 4명 등 8명이 최악의 경우 올림픽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자크 로게(70)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각국 올림픽 위원회의 조사와 징계여부를 지켜본 뒤 그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IOC차원의 조치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답변했다.
IOC는 올림픽 제명과 자격박탈, 선수촌 퇴촌 등의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로게 위원장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해당 선수들을 실격시킨 것은 적절했다. 그렇게 가는 것이 옳다.”며 BWF의 결정을 지지했다.
이번 사건은 토너먼트 승부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져주기 시합을 한 중국의 왕샤올리(23)-위양(26) 조와 한국의 정경은(22·KGC인삼공사)-김하나(23·삼성전기) 조, C조의 김민정(26·전북은행)-하정은(25·대교눈높이) 조, 인도네시아의 멜리아나 자우하리(28)-그레시아 폴리(24) 조 등 8명이 전원 실격당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실격처리를 받은 뒤 BWF에 이의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중국도 반발하고 있다.
우리 한국은 배드민턴 ‘져주기 논란’으로 실격처리 돼 선수들이 끝내 구제되지 못했다.
사태의 발단은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왕샤올리-위양 조는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의 정경은-김하나 조를 맞아 성의없는 플레이로 일부러 점수를 내주며 0-2로 무너졌다.
이는 왕-위 조가 자국의 세계랭킹 2위인 톈칭-자오윈레이 조와 준결승에서 만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의 패배를 자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열린 C조에서는 하정은-김민정(한국) 조와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인도네시아) 조 역시 유리한 대진을 위해 ‘져주기 게임’을 펼친 혐의를 받아 전원 실격 처리됐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벌어진 ‘져주기 논란’ 사태는 런던올림픽 최악의 승부조작 스캔들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실여부를 떠나 스포츠정신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다.
심증은 중국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이 벌어지기까지 누구도 제재하지 않았고 또 나서지도 않은 것이 문제다.
근대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다.
따라서 올림픽의 표어도 라틴어인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Citius, Altius, Fortius)’라고 정해졌다.
이것은 아르퀼(Arcueil) 대학의 학장이기도 했던 헨리 디데옹(Henri Martin Dideon) 목사가 학교 운동선수들의 공로를 치하할 때 한 말을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Pierre Coubertin)이 인용한 것이다.
또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라는 쿠베르탱이 말한 올림픽 강령 속에서 올림픽의 이상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올림픽 개막식 때 전광판에 나타나는 이 강령은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센트럴 펜실베이니아(Central Pennsylvania)의 에텔버트 탈보트(Ethelbert Talbot) 주교가 한 말을 쿠베르탱이 인용하여 채택한 것이다.
올림픽경기대회는 해를 거듭함에 따라 많은 변모를 하면서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제1·2차 세계대전 등으로 3번이나 중단되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올림픽이 국가간의 국력과시의 전시장으로 변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정치사회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올림픽의 숭고한 정신과 이념마저 오염시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멸망 뒤에는 언제나 이런 탐욕과 오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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