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폭염 속 건강 지키기
[충일논단] 폭염 속 건강 지키기
  • 서중권 편집이사
  • 승인 2012.08.05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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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 동안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도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동물들도 숨을 헐떡이며 더위를 견디고 있다.
쨍쨍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숨을 쉬는 모든 생물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요즘은 올림픽 경기가 있어 무더운 여름밤을 즐기고 있다.
축구나 유도, 수영 등 흥미 있는 경기가 있을 때 마다 야식집이나 호프집은 응원장으로 바뀌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올림픽 주최 측인 영국과 우리나라의 축구 8강이 있은 5일 새벽은 뜬눈으로 지샌 팬들로 함성으로 열기가 가득 찼다.
마침내 승부차기로 우리나라가 승리를 거머진 순간 한 순간에 무더위를 식히는 계기가 됐다.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올림픽경기가 안방을 차지해 짜증을 물리치고 있다.
올림픽 경기는 한 여름 무더위를 식히는 청량제가 되고 있다.
2005년 여름 이란 동부 루트사막의 기온은 섭씨 70.6도까지 치솟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 기온이다. 이곳은 소금호수가 말라붙어 생긴 사막으로 주변을 높은 산이 둘러 싼 분지다. 과학자들이 시험삼아 생우유를 뚜껑 없는 병에 담아 놔뒀지만 상하지 않았다. 너무 더워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도 만만치 않다.
2003년에 69.4도를 찍은 기록이 있다. 건기에는 비 한방울 내리지 않으면서 대책없이 기온이 올라간다.
흥미로운 건 혹서(酷暑)지역이라도 사람 사는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평균 기온이 47.8도에 이르는 리비아 엘 아지자에는 30만명이나 거주한다. 1992년에는 수은주가 57.8도까지 상승했을 만큼 덥지만 지중해 연안과 남부 리비아를 잇는 교역 중심지로 입지를 굳혔다. 타클라마칸 사막 한 가운데 있는 투르판 분지도 최고 기온이 66.7도, 여름 평균기온이 38.9도에 이르는데도 수천명이 살고 있다. 그러다가 사람의 환경 적응력을 시험이나 하듯 겨울엔 기온이 뚝 떨어져 혹한(酷寒)지역으로 변한다.
이런 곳들만큼은 아니지만 올 여름 우리나라 더위도 보통을 넘는다. 경남 일부지역이 38도를 오르내리는 등 대부분 지역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돈다. 밤에도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확장된 데다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들어오면서 찜통처럼 수증기가 많아진 탓이란다. 폭염특보도 잇따라 발령되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을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땡볕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상책이다.
폭염이 올해만의 현상은 아니다. 1942년 8월 1일 대구 기온이 40도를 넘었고, 1994년에는 7월 서울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4도 높았을 정도로 무더웠다. 94년 7~8월 서울에서만 노약자 800~900명이 폭염으로 초과사망했다고 한다.
이번 폭염도 이달 중순 까지는 이어진다는 게 기상청 예보이니 28일 중복을 거쳐 8월 7일 말복까지는 더위와 싸울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삼복에 ‘엎드릴 복(伏)’자를 쓰는 건 가을이 오다가 강렬한 여름기운에 굴복한다는 뜻에서라고 한다. 과거 삼복 무렵엔 계곡을 찾아 발을 물에 담그는 탁족(濯足)으로 더위를 달랬고, 궁궐에선 각 관청에 특별 하사품으로 얼음을 나눠줬다.
요즘은 얼음이 지천이고 냉방기까지 갖췄으니 더위를 무작정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 휴가 며칠 다녀오고 하루하루 닥치는 일을 처리하다 보면 더위가 가을에 무릎을 꿇을 테니 말이다.
무더위에 지친 하루를 올림픽 경기에 재미를 붙이다 보면 어느 덧 피로가 사라진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안주 한 접시를 앞에 두면 이 여름날 행복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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