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가 싫어지는 학생·교사 늘고 있다
[사설] 학교가 싫어지는 학생·교사 늘고 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09.0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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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 선 교사들과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이 학교가 싫어지고 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 초·중·고 학생 10명 중 4명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10명 중 8명은 학생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국민 절반 이상이 학생들 정직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함께 실시한 ‘인성교육 대국민 설문조사’와 ‘2012 인성교육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다.
대국민 설문조사는 지난 7월 23일부터 한 달간 일반국민 8만3608명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실태조사는 7월 6일부터 19일간 전국 500개 학교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 5만79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라는 질문에 학생들의 40.3%가 “있다.”고 응답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던 이유로는 ‘학업성적’이 41.8%로 가장 많았다. ‘재미없는 학교생활’(22.1%), ‘친구관계’(13.5%), ‘선생님과의 문제’(6.1%)가 뒤를 이었다.
한국 학생의 더불어 사는 능력 수준에는 교사의 80.3%, 학부모의 64.2%, 학생의 53.7%가 ‘아니다’와 ‘매우 아니다’ 등 부정적으로 답했다. 더불어 사는 능력은 신뢰와 협력, 참여 등을 말한다.
인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 1순위를 묻는 질문에 학생은 성적위주의 학교교육(33.4%)와 폭력적인 또래문화(25.2%)를, 학부모는 성적위주의 학교교육(27.6%)과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관(18.5%)을, 교사는 부모의 잘못된 교육관(45.6%)과 성적위주의 학교교육 (21.0%)를 꼽아 교사와 학생·학부모간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주요 상담상대는 친구(43.1%)와 부모(3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 ‘혼자 고민한다’는 응답도 18.2%에 달했다. 학생들의 고민상담 수단은 ‘직접 만나 대화’(63.6%)에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26.6%)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상담(8.8%)이나 이메일상담(1.1%)은 미미했다. 또 ‘고민이 있을 때 선생님과 편하게 상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학생 49.9%, 학부모 45.3%에 불과했다.
인성교육의 결정적 시기로 학부모의 48.4%, 교사의 48.2%가 초등학교 시기를 꼽아 초등학교 단계의 인성교육에 보다 비중을 둬야할 것으로 파악됐다.
전인교육을 표방해 온 정부의 학교교육 목표가 퇴색되고 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것이다. 학교가 더 이상 전인교육을 위한 장소가 되지 못한다면 학교제도가 있으나 마나 하기 때문이다.
학생이 머무를 수 없는 학교과 교단을 사랑하지 못하는 교사를 양산하는 교육정책의 문제점들이 조속히 찾아져야 하고 온 국민 모두가 정부와 함께 공교육을 살리는 교육본연의 기능을 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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