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기업 살리자고 국민 핍박하는 정부 있나
[충일논단] 기업 살리자고 국민 핍박하는 정부 있나
  • 박해용 부국장 편집국 경제행정팀
  • 승인 2012.10.0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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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가계소득은 줄어든 반면 기업 소득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국민적 반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4년간 가계가 국민총소득(GN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64.6%에서 2011년 61.6%로 3.0%포인트 줄었다.
최근 5년간 가계소득 증가율은 21.2%로 기업소득 증가율(51.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국민총소득 증가율(27.0%)보다 5.8%포인트 낮았다. 노동소득분배율도 같은 기간 61.1%에서 59.0%로 2.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기업소득의 비중은 2007년 20.2%에서 2011년 24.1%로 3.9%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소득에 비해 가계소득은 늘지 않은 반면 부채는 과도하게 증가했다. 가계부채는 2007년 665조4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922조원으로 256조6000억원이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122%에서 135%로 증가했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68.2%에서 73.7%로 5.5%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가계소득은 찬밥 신세로 내몰았으며 반대로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가계를 발육 부진 상태로 만들고 국민경제를 기형으로 만들었다.
경기불환과 대기업들의 무차별 문어발식 독식과 몰아주기 등으로 국민들의 삶은 궁핍을 넘어 숨막히는 어려움을 감내해 왔다면 이는 이유를 떠나 우리 정부가 너무 잘못한 것이다.
예기(禮記) 단궁편(檀弓篇)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실려있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 기슭을 지나고 있는데 한 부인이 무덤 앞에서 울며 슬퍼하고 있었다.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그 까닭을 묻게 하였다. 그 부인은 대답하길 오래 전에 시아버님이 호랑이게 죽음을 당하였고 저의 남편 또한 호랑이에게 변을 당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의 아들마저 호랑이게 목숨을 잃게 되었답니다라고 하였다.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그 부인은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無苛政)라고 짧게 대답하였다.
자로의 말을 듣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잘 알아두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이다(苛政猛於虎也)라고 하였다.
춘추 말엽 노(魯)나라의 대부 계손자(系孫子)의 폭정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은 차라리 호랑이에게 물려죽는 쪽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가정(苛政)이란 번거롭고 잔혹한 정치를 뜻한다. 정(政)을 징(徵)의 차용으로 보아 번거롭고 무서운 세금과 노역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잔혹한 정치, 무거운 세금이나 노역은 결국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에게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들이다.
국민경제가 어려워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은 기업인 출신의 대통령을 선출했고 그 결과는 기업인만 잘 살게 됐다.
폭등하는 물가도 또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도 없었으며 그 결과 세계적인 악재들만 몰려와 국민들의 삶은 곤궁해 진 상태지만 반대로 대기업들은 호위호식하고 있다.
국민들이 믿고 의지했던 정부가 국민들을 그렇게 방치한 결과 때문이다.
민생 경제를 위해서는 가계소득을 늘리고,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질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하지만 집권 초기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일자리가 최상의 복지인 만큼 민생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재정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개선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
교육 역시 엉망이다. 스승들은 학교를 지킬 마음을 갖지 못하고 학생들은 그런 스승들을 따르지 않는 곳이 우리 자녀들이 생활하는 학교다.
먹고 살기 힘들고 집 걱정을 해야 하는 그런 의식주의 상실이 곧 정부가 방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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