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한신(韓信)과 장량(張良)의 교훈
[충일논단] 한신(韓信)과 장량(張良)의 교훈
  • 최춘식 국장 논산주재
  • 승인 2012.10.1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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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이 나설 곳, 안 나설 곳을 가리고 나서야 사람대접을 받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물러날 때를 잘 알고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물러나야 여생을 편히 살 수 있는 것이다.
명심보감에 만사분기정(萬事分己定) 부생공자망(浮生空自忙)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세상 사람들이 부질없이 바쁘게 움직인다라는 뜻이다. 인생의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니고 분수 즉 그릇의 크기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사람은 먼저 자신의 그릇이 되인지 말인지 어떤 물건을 담을 수가 있는지부터 알고 나서야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거기에 걸맞는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릇은 종지에 불과한데 욕심만 하늘과 같다면 이는 헛된 망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그릇은 태평양의 물을 모두 담을만한데 소박한 범부의 꿈만 꾼다면 이 또한 어리석은 삶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그릇의 크기는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서나 아니면 훌륭한 스승을 통해 가늠해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명언 중의 명언이다. 선거 때만 되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나설 데 안 나설 데를 가리지 않고 나서기 좋아했다가 망신을 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렇게도 상황판단을 못하는가 하고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마음으로는 자신만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자신만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나같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어 보기에도 안타깝다. 공연히 주는 것 없이 미운사람들, 그들에게는 격려보다는 호통을 치고 싶다.
헌데 요즘 대선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대통령 병(病)에 걸린 철없는 사람들이 출사표를 던져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기초의원도광역의원도기초단체장도국회의원도아닌 이 나라 국가원수를 선출하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이다. 사람은 물러날 때를 가려 물러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춘추시대 손자병법의 저자로 알려진 손무(孫武)와 오자서(伍子胥)는 오왕합려를 도와 초(楚)나라를 치고 오(吳)나라를 강국으로 만들었지만 손무는 때를 맞추어 스스로 물러나 편안한 여생을 보냈으며, 오자서는 물러날 때를 알지 못해 모함을 받아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또한 한신과 잘량은 둘 다 한고조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창업한 일등공신이지만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안 장자방 장량(張良)은 병을 핑계로 하여 장가계(張家界)로 들어가 여생을 신선처럼 살다 갔으며 반면 물러날 때를 모른 한신은 불행한 최후를 통해 교토사주구팽(校兎死走拘烹)이라는 유명한 고사를 남기게 되었다.
자신의 처해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부터 알고 처신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할 일이 정해져 있기에 그 할 일이 무엇인가부터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장량처럼 여생을 편안히 살기를 바란다면 내가 누구인지부터 터득한 후에 만인 앞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지나친 욕심은 자신을 망치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기를 ‘면서기도 못해본 주제에’ 하고 말하는데 지금은 면서기도 몇 십대 일 또는 몇 백대 일이라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그들 또한 엘리트집단이다. 공연히 과대망상증이 발동하면 그는 곧 폐가망신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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