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유엔안보리, 한국이 자랑스럽다
[충일논단] 유엔안보리, 한국이 자랑스럽다
  • 서중권 편집이사
  • 승인 2012.10.2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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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비상임이사국 선거가 열린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10시 반 부크 예레미치 총회 의장(세르비아)의 선언으로 시작된 1차 투표는 10분여 만에 끝났다.
의장은 검표를 하기 위해 45분간의 정회를 선언했다. 검표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국, 캄보디아, 부탄 외교관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예정보다 늦게 들어온 의장이 1차 투표 결과를 발표하자 한국 대표단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국은 유효표 192표 가운데 3분의 2에 못 미치는 116표를 얻어 당선에 실패했다. 캄보디아와 부탄은 각각 62표와 20표를 얻어 선전했다. 총 득표 수가 198표로 된 것은 중복기표 국가가 6개나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유엔본부에서 있었던 유엔안보리 이사국을 선출과 관련한 숨 막힌 과정을 취재한 내용이다. 결국 2차 투표에서 한국은 당당히 승리를 거머졌다.
우리나라가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됐다.
5개 상임이사국과 매년 5개국이 교체되는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이뤄진 유엔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유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1996~97년에 이어 두 번째인 안보리 진출은 그래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불확실한 한반도 미래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외교의 쾌거라 할 만하다.
그동안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북한의 도발상황에 대해 우리나라는 미국 등 다른 나라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 왔다.
그러나 향후 2년 동안은 우리가 안보리에서 능동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 이것만으로 북한에 대해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안보리는 국제분쟁 조정과 해결 권고, 평화유지군(PKO) 파견, 침략자에 대한 경제제재와 무력사용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갖고 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한류 바람 등을 통해 미들 파워의 위상을 확보한 대한민국이다. 안보리에서 선진 강대국과 개도국 간 중간자 입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셈이다.
이 같은 주ㆍ객관적 여건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유엔 가입 후 4년여밖에 안된 시점에서 맡았던 첫 번째 비상임이사국 시절과는 또 다른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높아진 위상에 걸 맞게 기여도 늘여가야 한다.
임기는 내년부터 2년간이다. 또 한국은 안보리 의장국을 내년 2월과 2014년 5월에 맡을 예정이다.
특히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은행(WB) 총재를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이 맡은 데 이어 안보리 이사국 자리까지 거머쥐게 돼 한국은 외교 무대에서 ‘트리플 크라운’(주요 3개 분야 석권)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위상이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 룩셈부르크, 아르헨티나, 르완다도 2013∼2014년 비상임이사국으로 함께 선출됐다.
그러나 자만과 우쭐함은 금물이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속설은 이 경우에도 적용된다. 낮은 자세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듣고 최대한 공정하게 반영하려고 노력할 때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져갈 것이다.
이렇게 쌓은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사회의 신뢰 확보는 한반도 문제 해결,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 된다.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이 자랑스럽다.
한국, 한국인이 자랑스럽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위상이 청명한 하늘만큼이나 높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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