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령화시대 노인자살 줄일 해법 시급하다
[사설] 고령화시대 노인자살 줄일 해법 시급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11.2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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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간 90세 이상 인구의 자살 사망률이 3.6배나 늘어났다. OECD국가중 압도적 자살률 1위, 이것이 부끄러운 한국의 자화상이다. 다시 말하면 노인문제에 대한 정책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성장의 과정이 문제가 아니라 결과 분배의 공정성과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특히 노후준비가 개인적으로 되어 있지 않은 노인세대의 삶의 질과 양은 위태롭다. 사회의 연대성마저 미비한 경우에는 극단적인 자살로 내몰리고 있다.
가난은 개인탓만은 아니다. 대한민국 노인의 절대적인 빈곤과 상대적인 박탈감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노령연금(2~9만원)마저도 축소하고, 기존에 잘못 집행된 연금은 되돌려 받는다는 정책을 공지함으로써 노인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정신적·물질적으로 한계 상황에 몰린 우리나라 7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60.4명으로 OECD 평균의 8배가 넘고, 65~74세 사이 노인의 경우에도 10만명당 81.8명으로 OECD 최고다. 이렇듯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최고(10만명당 24.7명)로 나오는 것도 노인 자살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930~1950년 사이에 태어난 지금의 노인 세대들은 자녀로부터도, 국가로부터도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한 세대라고 지적했다. 전통적 효의 개념은 무너졌는데 노인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매우 참혹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영식 선임연구위원이 통계청을 비롯해 경찰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보건기구(WHO) 자료 등을 활용해 분석한 ‘우리나라의 자살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0세 이상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129.1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85~89세 126.8명, 80~84세 110.1명 순으로 높은 연령대일수록 자살 사망자 수가 많았다.
자살률 증가폭도 90세 이상에서 가장 컸다. 2000년과 2011년의 자살 사망률을 비교해 보면 90세 이상 연령층이 35.4명에서 129.1명으로 3.6배나 급증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어 25∼29세 2.7배, 30∼34세 2.3배 순이다.
노년층의 자살률이 높은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육체적 질병이 꼽힌다. 최근 12년간 인구 10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남성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OECD 회원국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여자의 연령별 자살 사망률은 25∼34세 연령층에서 높아지다 이후 연령층에서 낮아지고 65세 이후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남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서서히 증가하다 7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 지역별로는 지난해 강원도가 10만명당 45.2명으로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충남 44.9명, 충북 38.9명, 전북 37.3명 순이다. 울산시는 25.6명으로 가장 적었다.
자살률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로 2000년 8.9명에서 2011년 26.9명으로 약 3배가 늘었다. 이어 부산이 2.5배, 대구·인천·광주·경기·강원·전북이 2.4배로 뒤를 이었다. 경북과 제주도가 각각 1.7배와 1.9배로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노인자살률이 매우 높고 청소년 자살률도 빠르게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자살률을 낮추는 것은 경제발전과 함께 복지선진화를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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