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사용 국민이해 아직 부족하다
[사설] 전기사용 국민이해 아직 부족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11.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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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영업장과 전기낭비에 대한 강제전기절약 방침이 시달됐지만 이를 지킬 의사가 없다는 국민적 오해가 올 겨울 다가오는 전기대란을 막을 수 있을지에 회의감을 키우고 있다.
이들 영업장들은 정부가 강제규정을 발표하자 말 그대로 ‘문열고 영업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내고말지’라는 반응이다.
이같은 시각에는 당초 원전사고와 전기관리에 대한 강한 불신이 깔려 있다. 지난해부터 과열된 전기사용에 대한 위험에도 불구 원자력발전소의 잇따른 정지와 부실이 이어졌고 그때마다 정부는 전기부족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도 국민에게 효율적인 양해와 홍보를 해오지 못하는 등 설득에 실패했다.
그 결과 예년에 비해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 정부는 서울 명동·강남 등 주요 상권에서 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는 행위를 금지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실제로 두 달여간 이뤄진 ‘개문냉방(開門冷房)’ 단속에서 1241곳(중복포함)이 적발됐고, 9곳의 업소가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정부는 올 겨울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됨에 따라 이번에는 ‘개문난방(開門暖房)’에 대해 다음달부터 같은 방식으로 단속키로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서울 명동일대 거의 모든 점포가 문을 열어 놓은 채 난방기를 가동했다. 특히 가장 중심 거리인 명동 8길 주변에 있는 의류 매장이나 화장품 가게 등은 예외가 없었다.
화장품 가게 여직원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은 채 문 앞에서 손님을 맞았지만, 따뜻한 바람이 새어나가는 출입문을 닫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올 여름 지식경제부와 서울 중구청 합동 단속에서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었던 스포츠 의류 매장은 여전히 벽 전체를 출입문으로 만들어 활짝 열어 젖힌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명동에서 처음 개문냉방 과태료를 부과받았던 이랜드그룹의 패션 브랜드 ‘로엠’ 역시 여전히 난방기를 켜 놓은 채 출입문을 개방해 놓았다.
문제는 문 열고 닫고의 차이가 영업실적에 크게 달라진다는 점때문이다. 올해 여름에도 경험했지만 문을 열어 놓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매장으로 들어오는 발길의 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영업주들의 설명이다. 이대로라면 올 겨울에도 개문난방 단속에 나선 공무원들과 상인들 간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개문난방을 할 경우, 문을 닫고 난방기를 켤 때보다 전기 사용량이 30% 정도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행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은 삶에 절박한 국민들이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줄이지 못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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