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식·이정혁, 감독 강우석은 두 배우를 이렇게 담금질했다
박두식·이정혁, 감독 강우석은 두 배우를 이렇게 담금질했다
‘전설의 주먹’서 윤제문·정웅인 아역
  • 뉴시스
  • 승인 2013.04.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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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와 비열함.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신제석(윤제문)과 손진호(정웅인)가 보여준 이미지다.
연기파 배우 윤제문, 정웅인과 발맞추기 위해 이들의 청소년기를 연기한 박두식(25)과 이정혁(28)도 부단히 노력했다. 강우석(53) 감독에게 발탁된 기쁨도 잠시, 혼나고 또 혼나며 캐릭터를 몸에 입혀야 했다. 촬영 때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울컥하는 순간을 참고 또 참았다.
박두식은 “처음에는 ‘다 죽여 버릴거야’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계속 혼이 나니 긴장도 되고 위축됐다. 또 처음 내가 분석한 ‘신제석’은 욕도 찰지게하고 센 캐릭터였다. 눈도 더 크게 뜨고 험악하게 보이려고 연기했더니 강 감독님이 순수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다. 내가 준비했던 신제석이 무데뽀라면 감독님은 어린 시절을 엉뚱하고 귀여운 신제석으로 표현하고 싶어했다.”고 이해했다.
특별한 디렉션은 없었지만 이정혁도 강 감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조 감독님 아래서 많은 연습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상황들이 많이 바뀌었다. 강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현장에서 새롭게 바꿨다. 정확한 디렉션은 조 감독님이 준다. 그러다가 갑자기 NG가 나면 강 감독님이 ‘정신 차려’라고 화를 낸다. 거친 욕을 하거나 때리지는 않지만 이미 몇 차례 혼나면서 쌓이다보니 그 어떤 욕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정혁은 “그래도 나는 거의 혼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정민(임덕규 아역)은 연기를 워낙 잘해서 따로 지시할 게 없었다. 하지만 나는 내 나이 또래 연기자들 정도로 하는 거다. 구원과 두식은 NG도 내고 혼나기도 했는데 나는 NG가 없었다. 처음에는 연습한 게 잘 통과가 되니 좋았다. 하지만 촬영 내내 NG가 없으니까 내가 정말 잘해서인지, 아니면 나에게 관심이 없어서인지 고민이 컸다. 디렉팅이 너무 없어서 서운하게 느껴졌던 거다. 강 감독님의 지시를 받고 싶었는데 나에게는 그냥 OK하고 말씀하지 않았다.”고 섭섭해했다.
“물론 첫 촬영 때는 조언을 해줬다. 성인 ‘손진호’가 가진 비열하고 악한 모습을 표현하려 했는데 강 감독님이 ‘너희는 착한 사람이야. 상황이 그렇게 만든 것 뿐이야’라고 말씀했다. 영화에서 다 가진 애로 나오기 때문에 저절로 재수 없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굳이 설정은 필요 없다고 말씀해줬다. 그 한 마디가 촬영을 마칠 때까지 나의 캐릭터를 잡아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정혁)
야비한 남자와 무모한 정신, 그동안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잠시 머뭇거린 이정혁은 “군대에서는 말년이 되면 근무를 나가지 말라고 배려를 해줬다. 하지만 나 때는 근무를 계속 서야 했다. 결국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병들 대신 근무를 서게 했다. 위에 있는 분들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 제대가 몇 주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원이 부족하다고 누리지 못한 것들에 대한 복수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두식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힘을 쏟았다. “열아홉 살 때부터 한 여자를 6년 동안 짝사랑했다. 서로의 타이밍이 안 맞았다. 내가 좋아했을 때는 그 친구가 남자친구가 있었고 헤어지고 나서는 용기가 없어서 다가갈 수 없었다. 그 친구에게 헤어진 남자친구의 사진이 있는 걸 보고 마음을 접었다. 그러다가 4월1일 만우절에 용기를 내서 고백했다. ‘진짜?’라고 되묻는데 ‘아니야’라고 물러났다. 사실 아직도 마음이 있다. 그 친구를 봤는데 후광을 느꼈다.”며 쑥스러워했다.
“이 글을 보면 그 여자애가 자기 얘기인줄 알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라도 잘 되고 싶어요. 솔직히. 만약 잘되면 맛난 거 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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