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울리는 ‘저가 관광’
노인 울리는 ‘저가 관광’
값싼 홍삼 제품, 만병통치약으로 둔갑 고가 판매

금산署, 90억 챙긴 건강식품 판매자 무더기 적발
  • 박경래 기자
  • 승인 2013.06.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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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금산경찰서(서장 조법형)수사과는 저가관광을 빌미로 전국에서 노인 2만1000여 명을 모집해 값싼 홍삼 제품을 마치 만병통치약 인 것처럼 둔갑시켜 고가로 판매하는 방법으로 88억9000만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체 5개 업체를 적발, 84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삼 건강식품 판매업자 L씨(52)등 판매업체 대표 4명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올 4월까지 금산군 추부면·복수면 소재에 각각 홍삼건강기능식품 판매 홍보관을 차려 놓고, 모집책인 버스기사 S씨와 여성 가이드 등에게 판매액의 일정한 금액을 지급키로 약속했다.
그들이 전국의 경로당을 돌며 무료관광 또는 효도관광을 빌미로 노인들을 모셔오면 대기하고 있던 강사와 판매사원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홍삼제품은 혈압, 당뇨, 중풍, 변비, 치매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라며 마치 만병통치약 인 것처럼 허위 과대 광고해 이에 현혹된 부산·울산·인천·서울·수원 등 전국의 노인 2만1000여 명을 상대로 3만 원짜리 홍삼제품을 34만 원에 바가지 씌워 판매하는 방법으로 약 88억 9000만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이다.
또 L씨는 자신은 판매 업체를 운영하고 자신의 처 C씨는 대전에서 모여행사를 운영하면서 관광버스 기사들에게 노인들을 모셔오도록 주선했고, 관광버스 기사들은 가이드를 통해 각 마을의 노인정을 돌며 ‘1~2만 원에 철쭉꽃 관광·지리산 온천 관광, 식사무료 제공’이라고 적힌 전단지를 돌려 노인들을 모집한 후,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노인 어르신들이 내는 회비가 너무 적어 기름값이라도 충당하기 위해 충남 금산의 협찬사를 들려야 한다.”라고 노인들을 꼬드겨 금산으로 모셔왔다.
다른 업체들 역시 유사한 방법으로 노인들을 모셔온 뒤 미리 약속된 모집책·가이드·강사·도우미들은 이해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노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 아양을 떨거나 아니면 면박을 주는 등의 온갖 수단을 사용하다가 그래도 사지 않으면 물건을 살 때까지 7~8 시간 동안 각 매장을 데리고 다니면서 집요하게 상품을 구입하도록 권유했다.
3~4만 원 짜리 저가 제품을 노인들에게 34만원 가량에 바가지 판매하고 나면 그 즉석에서 판매한 금액의 절반(50%)에 해당하는 금액 17만 원을 관광버스 기사에게 노인을 모셔온 대가로 지급하는 악의적인 판매 구조를 해왔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업체에서 판매한 제품들에 대해 성분 함량검사를 정밀 검사 의뢰해 미달된 제품에 대하여는 제조회사까지 추가로 사법처리 하거나 또는 행정당국에 통보하고, 적발된 업체에 대하여는 행정당국에 업장 폐쇄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또 입건된 피의자들이 전국을 떠돌며 위와 같은 수법으로 또 다른 범행이 있는지 여부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노인의 평균수명이 늘면서 고령화 사회현상을 틈타 상대적으로 이해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마을 단위로 노인을 모집해 이러한 바가지 판매 행위가 빈번할 것으로 판단하고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무료관광이나 효도관광 또는 저가관광을 빙자해 여행객을 모집하는 업체에 절대 현혹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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