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 “공기 같은 연기 하고 싶어”
최다니엘 “공기 같은 연기 하고 싶어”
  • 뉴시스
  • 승인 2013.11.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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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꼭 필요한 배우로”최다니엘(27)에게 ‘열연(熱演)’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폭발하지 않는다. 튀지 않는다. 대신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좌충우돌하는 드라마 PD(‘그들이 사는 세상’)를 연기해도 거슬리지 않고 안경을 쓰고 의사 가운을 입어도(‘지붕 뚫고 하이킥’) 어색하지 않다. 교사를 연기해도, 아내를 잃은 남자를 맡아도 그는 자신의 길을 간다.
“영화라는 범주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최다니엘의 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특출나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주어진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성실히 해내면 그만이라는 판단이다.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배우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감독도 있고 스태프도 있어요. 내가 튀려고 하면 그 작업을 망칠 수가 있어요”
28일 개봉한 영화 ‘열한시’(감독 김현석)에서 최다니엘은 물리학자 ‘지완’을 연기했다. ‘열한시’는 24시간 후의 시간여행으로 알게된 불행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추적해가는 스릴러물이다. ‘지완’은 미쳐가는 동료들 사이에서 ‘영은’(김옥빈)과 함께 평정심을 유지하는 캐릭터다. 최다니엘은 이 영화에서도 자신의 연기론과 비슷한 역할을 맡았다.
강렬한 캐릭터를 맡아야 필모그래피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최다니엘은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꼭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공기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들과 똑같이 하는 것은 경계한다. “연기는 1등을 뽑는 운동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인지 최다니엘은 흥행성적을 말하거나 시청률 같은 흔한 이야기를 하는 대신 ‘문화’를 강조했다. “영화 ‘공모자들’을 홍보할 때였어요. 그 영화가 좀 센 영화잖아요. 제가 맡은 캐릭터도 그렇고요. 순간 ‘내가 왜 이 영화를 사람들에게 보라고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영화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학교 2013’ 또한 피의자가 미화되는 듯한 스토리가 편하지만은 않았다.
최다니엘은 자신을 “문화를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문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좋은 문화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최다니엘이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다. 필모그래피가 채워지고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사회에 대한 조금의 책임감이 생겼다.
대화가 너무 진지해졌다. 최다니엘은 “이런 건 다 그냥 제 생각이고 아무리 제가 발악을 해도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며 웃었다. 10년 뒤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자만, 다만 아무 생각 없이 타인을 기쁘게 하려고 내 생각을 굽히지는 않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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