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평가전] 홍명보호, 그리스전 3대 관전 포인트는?
[WC평가전] 홍명보호, 그리스전 3대 관전 포인트는?
  • [뉴시스]
  • 승인 2014.03.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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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의 강호 그리스를 상대로 ‘월드컵 퍼즐’을 완성한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그리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다. 한국(61위)보다 49계단이나 높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유럽팀 러시아(22위)·벨기에(11위) 등과 맞붙어야 하는 한국에는 더없이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경기 결과를 떠나 몸에 좋은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이번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브라질월드컵에 함께 갈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작정이다. ‘옥석 가리기’도 끝난다. 홍 감독과 선수들 모두에게 더없이 중요한 일전이다.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마치며 공언했듯 홍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 ‘최정예 멤버’를 투입한다. 전지훈련을 통과해 검증을 마친 국내파와 타지에서 맹활약한 해외파를 모두 소집했다.
박주영(29·왓포드)의 합류가 눈에 띈다. 1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설 기회를 얻었다. 경기력·자격 논란 등에 시달리고 있는 그가 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골이 필요하다.
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는 수비라인과 김승규(24·울산)·정성룡(29·수원) 간의 골키퍼 경쟁도 이번 그리스전의 관전 포인트다. 홍 감독의 선택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돌아온 골잡이 박주영, 홍 감독 믿음에 보답할까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박주영은 한국의 ‘축구 천재’·‘축구 스타’로 군림해왔다. 월드컵에도 두 차례(2006독일·2010남아공)나 출전하는 등 한때는 대표팀의 붙박이 공격수였다.
선수 경력의 정점을 찍었던 2011년이 박주영에게는 추락의 시발점이 됐다. ‘명문팀’이라는 양날의 검, 그 중 날카로운 칼날이 그를 덮쳤다.
2011년 8월 AS모나코(프랑스)에서 뛰던 박주영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빅4(포)’로 불리는 아스날로 이적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짧지 않은 적응기가 예상됐으나 현실은 그보다 더 냉혹했다. 박주영은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이후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셀타비고(스페인)로 임대 이적하며 반전을 노려봤지만 역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박주영은 대표팀에서도 잊혀졌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선수 발탁의 기본 원칙으로 내세운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박주영을 뽑지 않았다.
고립돼 있던 박주영은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2월 극적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홍 감독은 ‘뛰고 싶다’는 제자의 간절한 외침에 손을 내밀었다. 그리스와의 평가전 명단에 박주영을 포함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2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0-4 패) 이후 1년 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팬들은 홍 감독이 박주영에게만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다며 적잖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홍 감독은 “(박주영 발탁이)우리 기준과 다른 결정이지만 이번 그리스전이 그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큰 부담을 떠안게 됐지만 홍 감독은 월드컵이라는 대의를 위해 실리를 택했다.
비슷한 상황에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홍 감독은 2012런던올림픽 당시 병역 연기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박주영은 스위스와의 조별리그(2-1 승)·일본과의 3·4위 결정전(2-0 승)에서 각각 1골씩을 터뜨리며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메달(동)을 선사했다.
박주영은 대표팀의 베테랑 역할도 할 수 있다. 박지성(32·PSV에인트호벤)의 합류가 불발된 상황에서 현재 대표팀 내에서 가장 많은 국제 경험을 지니고 있는 선수는 박주영(A매치 61경기 출전·23골)이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 무뚝뚝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대표팀내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리더십을 발휘하며 후배들을 이끌 수 있는 선수다.”고 박주영의 합류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를 얻은 박주영이다. 자신을 믿고 방패가 돼 준 홍 감독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화끈한 골을 안기는 것뿐이다.

▲부상 병동 수비 라인, 안정감 찾기가 과제
수비 라인이 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다. 홍 감독의 고민도 깊어졌다.
그리스전 명단에 포함됐던 차두리(34·서울)·곽태휘(33·알 힐랄)·황석호(25·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모두 수비수들이다.
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될 80% 가량을 이번에 선발했다고 밝힌 홍 감독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홍명보호는 앞선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도 수비 붕괴로 쓴맛을 봤다. 멕시코(0-4 패)·미국(0-2 패)과의 대결에서 무려 6실점을 했다. 홍 감독이 가장 공을 들여왔던 수비가 힘없이 무너지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홍 감독은 측면 수비수 황석호와 중앙 수비수 곽태휘 대신 박진포(27·성남)와 김주영(26·서울)을 발탁했다. 차두리의 대체자는 뽑지 않았다.
경험은 적지만 홍 감독은 지난 전지훈련을 통해 박진포와 김주영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미국에서의 평가전을 통해 김주영·박진포 등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며 “첫 A매치여서 많이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제 몫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수비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새 얼굴들의 합류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그리스전이 끝난 뒤 확인할 수 있다. 위기에 대처하는 홍 감독의 용병술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승규나 정성룡이냐… 골키퍼 장갑 누가 끼나
김승규와 정성룡이 쫓고쫓기는 추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정성룡은 붙박이 골키퍼 타이틀을 반납하며 김승규와 동일선상에 섰다.
후배 김승규는 동물적인 감각을 앞세워 선배 정성룡을 추월했다. 지난 코스타리카(1-0 승)·멕시코전에 연속으로 출전하며 새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하지만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김승규는 멕시코전에서 4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정성룡에게 기회가 왔지만 역시 홍 감독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미국전에 선발로 나선 정성룡은 2골을 내주며 고배를 들었다.
미국에서 가진 3차례 평가전을 통해 월드컵에 함께 갈 주전 골키퍼를 고르려고 했던 홍 감독은 최종 선택을 뒤로 미뤘다. 그리스전이 그 데드라인이었다.
현재의 경기력만 놓고 보면 김승규가 우세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 역시 ‘젊은 피’ 김승규가 반응속도·체력 등에서 정성룡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
정성룡의 무기는 경험이다. 남아공월드컵·런던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에서 한국의 골문을 지켰다. A매치 58경기 출전(54실점)으로 김승규(5경기 출전·6실점)와의 경험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리스전 선발 출전이 향후 둘간의 주전 골키퍼 경쟁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를 예상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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